세상이야기
일수꾼이 가르쳐주는 세상살이 `어렵지 않아요~`
정이있는마루
2011. 10. 19. 03:09
일수꾼이 가르쳐주는 세상살이 "어렵지 않아요~"
[오마이뉴스 이현진 기자]![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 KBS 2TV 의 코너 '사마귀 유치원'은 '빨리 크는 유치원'이라는 특징을 내세워 우리 사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풍자하고 있다. ⓒ KBS 농담은 편리하다. 말하기 민감한 문제라도 우스갯소리라고 하면, 상대가 화를 내기에 오히려 멋쩍은 꼴이 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웃자고 하는' 개그의 단골 소재로 사회 풍자가 등장하곤 한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풍자 개그는 때로 격렬한 시위의 구호보다 효과가 좋고, 파급력도 크다. 88만원 세대에게 "적게는 5천, 많게는 2억이 드는 4년제 대학 학비를 벌기 위해 시급 4320원을 주는 편의점에서 숨만 쉬고 바코드만 찍어야 한다"는 조언은 순간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쓴 맛을 오래 남긴다. "선생님이 돼서 예쁜 내 집에 살고 싶다고요? 어렵지 않아요. 공부를 '조금만' 열심히 해서 교대를 가면 되요. 교대에서 '조금만' 공부해서 임용고시를 패스하면 되요. 선생님이 되면 초봉 140만원을 받아요. 아무 것도 안 하고 숨만 쉬고 살았을 때는 89세에 내 집을 장만할 수 있어요. 아이도 낳고 싶죠? 아이 1인당 양육비가 2억 4천만 원씩 들기 때문에 217세에 내 집을 장만할 수 있어요."
▲ "어렵지 않아요~" ⓒ KBS
KBS2 의 코너 '사마귀 유치원'이 인기를 얻고 있다. '빨리 크는 유치원'이라는 특징을 내세워, 순수함을 가장한 채 거친 현실을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그중 진학상담 선생님 '일수꾼'으로 나오는 개그맨 최효종이 주로 사회풍자를 주제로 하고 있다. "어렵지 않아요"를 반복하는 화법은 역설적으로 이 사회에서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반영한다. 일수꾼이 세상사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대상은 우리나라의 서민들이다.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은 '88만원 세대', 대기업에서 살아남고 싶은 50대 가장, 수천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공무원이 됐지만 여전히 살기는 빠듯한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인생 지침서를 제공한다. 하지만 막상 급한 돈을 빌릴 수는 있어도 원금에 높은 이자를 더해 하루하루 힘겹게 갚아야 하는 일수처럼, 그가 제시하는 방법은 희망적이지 않다. 때로 '사마귀 유치원'에서 "어렵지 않아요"는 반어법이 아닌 정말 쉬운 일이 되기도 한다. 서민이 아닌 집권층이 살아가는 방법이 그렇다.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집권 여당의 수뇌부와 친해져서,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를 하면 된다. 선거유세 때 평소에 잘 안 가던 시장을 돌아다니며 할머니들과 악수를 하고, 평소 잘 먹지 않았던 국밥을 한 번에 들이킨다. 내걸은 공약이 지키기 어렵다고? "괜찮아요, 말로만 하면 되요"라고 알려주는 일수꾼의 대답에 웃음이 나는 것은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웃다가도 무서운 건 '사마귀 유치원'이 농담처럼 말하는 세상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일수꾼이 말하는 "어렵지 않은" 세상은 다시 말해 "숨만 쉬고 살아도 이렇게나 어려운" 세상이다.
[최근 주요기사]
出處: http://news.nate.com/view/20111017n13945
[오마이뉴스 이현진 기자]
▲ KBS 2TV 의 코너 '사마귀 유치원'은 '빨리 크는 유치원'이라는 특징을 내세워 우리 사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풍자하고 있다. ⓒ KBS 농담은 편리하다. 말하기 민감한 문제라도 우스갯소리라고 하면, 상대가 화를 내기에 오히려 멋쩍은 꼴이 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웃자고 하는' 개그의 단골 소재로 사회 풍자가 등장하곤 한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풍자 개그는 때로 격렬한 시위의 구호보다 효과가 좋고, 파급력도 크다. 88만원 세대에게 "적게는 5천, 많게는 2억이 드는 4년제 대학 학비를 벌기 위해 시급 4320원을 주는 편의점에서 숨만 쉬고 바코드만 찍어야 한다"는 조언은 순간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쓴 맛을 오래 남긴다. "선생님이 돼서 예쁜 내 집에 살고 싶다고요? 어렵지 않아요. 공부를 '조금만' 열심히 해서 교대를 가면 되요. 교대에서 '조금만' 공부해서 임용고시를 패스하면 되요. 선생님이 되면 초봉 140만원을 받아요. 아무 것도 안 하고 숨만 쉬고 살았을 때는 89세에 내 집을 장만할 수 있어요. 아이도 낳고 싶죠? 아이 1인당 양육비가 2억 4천만 원씩 들기 때문에 217세에 내 집을 장만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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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렵지 않아요~" ⓒ KBS
KBS2 의 코너 '사마귀 유치원'이 인기를 얻고 있다. '빨리 크는 유치원'이라는 특징을 내세워, 순수함을 가장한 채 거친 현실을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그중 진학상담 선생님 '일수꾼'으로 나오는 개그맨 최효종이 주로 사회풍자를 주제로 하고 있다. "어렵지 않아요"를 반복하는 화법은 역설적으로 이 사회에서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반영한다. 일수꾼이 세상사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대상은 우리나라의 서민들이다.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은 '88만원 세대', 대기업에서 살아남고 싶은 50대 가장, 수천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공무원이 됐지만 여전히 살기는 빠듯한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인생 지침서를 제공한다. 하지만 막상 급한 돈을 빌릴 수는 있어도 원금에 높은 이자를 더해 하루하루 힘겹게 갚아야 하는 일수처럼, 그가 제시하는 방법은 희망적이지 않다. 때로 '사마귀 유치원'에서 "어렵지 않아요"는 반어법이 아닌 정말 쉬운 일이 되기도 한다. 서민이 아닌 집권층이 살아가는 방법이 그렇다.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집권 여당의 수뇌부와 친해져서,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를 하면 된다. 선거유세 때 평소에 잘 안 가던 시장을 돌아다니며 할머니들과 악수를 하고, 평소 잘 먹지 않았던 국밥을 한 번에 들이킨다. 내걸은 공약이 지키기 어렵다고? "괜찮아요, 말로만 하면 되요"라고 알려주는 일수꾼의 대답에 웃음이 나는 것은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웃다가도 무서운 건 '사마귀 유치원'이 농담처럼 말하는 세상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일수꾼이 말하는 "어렵지 않은" 세상은 다시 말해 "숨만 쉬고 살아도 이렇게나 어려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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