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고희경의 컬처 프리즘] 남자도 행복해지는 뮤지컬 맘마미아!
정이있는마루
2011. 10. 18. 21:18
[고희경의 컬처 프리즘] 남자도 행복해지는 뮤지컬 맘마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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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줄을 바라보는 중년 신사에게 어느 날 갑자기 스무 살 처녀가 나타나 “아저씨, 혹시 제 아버지인가요?”라고 묻는다면 그의 기분은 어떨까. 성공한 건축가로, 런던의 잘나가는 은행가로, 영혼이 자유로운 여행작가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중년 남성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면? 게다가 당돌한 아가씨의 엄마가 자신의 스무 살 시절 해변의 추억을 함께한 여인이라면?
미혼모인 엄마 도나(최정원)와 둘이서 그리스 외딴 섬에 살던 딸 소피(박지연)는 자신의 결혼식을 앞두고 20년 내내 궁금해하던 아빠 찾기에 나선다. 엄마의 젊은 시절 일기장을 뒤져 자신에게 유전자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는 후보 셋의 명단을 확보하고 그들에게 결혼식 초청장을 보내는 것으로 뮤지컬 ‘맘마미아!’는 시작된다.
미혼모지만 생활력 강한 도나, 세 번의 이혼 경력을 자랑하는 섹시하고 럭셔리한 여인 타냐(전수경·황현정), 그리고 여성운동에는 열정적이지만 도대체 사랑에는 젬병인 로지(이경미) 등 캐릭터가 분명한 중년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아바의 음악과 탄탄한 스토리 구성으로 전 세계 300여개 도시에서 4500만명이 관람한 흥행 뮤지컬 ‘맘마미아!’는 동명의 영화도 큰 성공을 거뒀다. 성공의 중심에는 귀에 쏙쏙 들어오는 아바의 음악과 함께 여성 중심 이야기 전개가 한몫을 한다. 한국 공연에서는 젊은 관객 중심의 뮤지컬 시장에 아줌마 파워를 처음으로 과시한 작품이기도 하다. 최정원, 전수경, 이경미의 환상 호흡은 공연장을 깨알 같은 재미와 가슴 푸근한 우정으로 가득 채운다.
남성들이 자발적으로 공연장을 찾는 일은 드물다. ‘허니 허니’ ‘맘마미아’ ‘댄싱 퀸’ ‘김미 김미 김미’ 등 그들의 젊은 시절을 함께한 아바 음악이 귓전을 맴돌면 서서히 어깨를 들썩이기는 해도 마음을 쉽게 열지는 않는다.
중간 휴식이 끝나고 후반부. 사랑했지만 사소한 오해로 헤어져 20년을 그리워한 도나와 샘(성기윤). 예기치 못하게 맞닥뜨린 두 남녀는 오래전처럼 또 한 번 말다툼을 벌이고 마치 독백하듯 이중창을 부른다. “가까이 있어도 들리지 않나 SOS”라며 서로 사랑의 구원을 요청하는 노래가 절절하게 번지면 남성 관객들도 드디어 드라마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남자를 빼앗기고 딸 하나를 키우며 홀로 살아온 20년 세월을 아파하면서 패배한 자의 고독을 노래하는 도나의 ‘The winner takes it all’에 이르면 감정은 절정에 이른다. 여주인공은 사랑의 게임에서 패자가 돼 미혼모로 산 시절을 슬프게 노래하고 남성 관객은 도나의 아픔에 승자독식 사회에 살고 있는 자신의 쓸쓸한 삶을 투영하면서 완전히 몰입한다. 그리고 간절히 기다려온 20년의 사랑이 행복한 결실을 맺을 때 그들도 함께 손뼉 친다.
최근 다시 관객들 앞에 선보인 ‘맘마미아!’는 남자 캐릭터가 어느 때보다 생생하게 살아나면서 재미가 배가됐다. 성기윤의 안정된 연기와 노래에 가수 이현우의 등장도 관심거리. 연극 무대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줬던 빌 역의 박윤희는 드라마의 잔재미를 보완해준다.
평소 노는 데 익숙하지 못하고 굳은 표정이 익숙한 한국 중년 남성 관객들은 커튼콜의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한껏 풀어진 표정으로 공연장을 나선다. 젊은 시절 함께했던 아바의 음악과 기억 저편에 숨겨뒀던 해변의 여인에 대한 짧은 그리움, 그리고 생각지 못한 예쁜 딸의 출현에 아빠들도 함께 행복해지는 뮤지컬이 바로 ‘맘마미아!’다.
[고희경 대성디큐브아트센터 극장장] 서울대 불문과, 서강대 신방과 박사과정 수료, 예술의전당 공연기획팀장, 서울시립대 겸임교수 역임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26호(11.10.12일자) 기사입니다]
出處: http://news.nate.com/view/20111012n01842
오십 줄을 바라보는 중년 신사에게 어느 날 갑자기 스무 살 처녀가 나타나 “아저씨, 혹시 제 아버지인가요?”라고 묻는다면 그의 기분은 어떨까. 성공한 건축가로, 런던의 잘나가는 은행가로, 영혼이 자유로운 여행작가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중년 남성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면? 게다가 당돌한 아가씨의 엄마가 자신의 스무 살 시절 해변의 추억을 함께한 여인이라면?
미혼모인 엄마 도나(최정원)와 둘이서 그리스 외딴 섬에 살던 딸 소피(박지연)는 자신의 결혼식을 앞두고 20년 내내 궁금해하던 아빠 찾기에 나선다. 엄마의 젊은 시절 일기장을 뒤져 자신에게 유전자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는 후보 셋의 명단을 확보하고 그들에게 결혼식 초청장을 보내는 것으로 뮤지컬 ‘맘마미아!’는 시작된다.
미혼모지만 생활력 강한 도나, 세 번의 이혼 경력을 자랑하는 섹시하고 럭셔리한 여인 타냐(전수경·황현정), 그리고 여성운동에는 열정적이지만 도대체 사랑에는 젬병인 로지(이경미) 등 캐릭터가 분명한 중년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아바의 음악과 탄탄한 스토리 구성으로 전 세계 300여개 도시에서 4500만명이 관람한 흥행 뮤지컬 ‘맘마미아!’는 동명의 영화도 큰 성공을 거뒀다. 성공의 중심에는 귀에 쏙쏙 들어오는 아바의 음악과 함께 여성 중심 이야기 전개가 한몫을 한다. 한국 공연에서는 젊은 관객 중심의 뮤지컬 시장에 아줌마 파워를 처음으로 과시한 작품이기도 하다. 최정원, 전수경, 이경미의 환상 호흡은 공연장을 깨알 같은 재미와 가슴 푸근한 우정으로 가득 채운다.
남성들이 자발적으로 공연장을 찾는 일은 드물다. ‘허니 허니’ ‘맘마미아’ ‘댄싱 퀸’ ‘김미 김미 김미’ 등 그들의 젊은 시절을 함께한 아바 음악이 귓전을 맴돌면 서서히 어깨를 들썩이기는 해도 마음을 쉽게 열지는 않는다.
중간 휴식이 끝나고 후반부. 사랑했지만 사소한 오해로 헤어져 20년을 그리워한 도나와 샘(성기윤). 예기치 못하게 맞닥뜨린 두 남녀는 오래전처럼 또 한 번 말다툼을 벌이고 마치 독백하듯 이중창을 부른다. “가까이 있어도 들리지 않나 SOS”라며 서로 사랑의 구원을 요청하는 노래가 절절하게 번지면 남성 관객들도 드디어 드라마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남자를 빼앗기고 딸 하나를 키우며 홀로 살아온 20년 세월을 아파하면서 패배한 자의 고독을 노래하는 도나의 ‘The winner takes it all’에 이르면 감정은 절정에 이른다. 여주인공은 사랑의 게임에서 패자가 돼 미혼모로 산 시절을 슬프게 노래하고 남성 관객은 도나의 아픔에 승자독식 사회에 살고 있는 자신의 쓸쓸한 삶을 투영하면서 완전히 몰입한다. 그리고 간절히 기다려온 20년의 사랑이 행복한 결실을 맺을 때 그들도 함께 손뼉 친다.
최근 다시 관객들 앞에 선보인 ‘맘마미아!’는 남자 캐릭터가 어느 때보다 생생하게 살아나면서 재미가 배가됐다. 성기윤의 안정된 연기와 노래에 가수 이현우의 등장도 관심거리. 연극 무대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줬던 빌 역의 박윤희는 드라마의 잔재미를 보완해준다.
평소 노는 데 익숙하지 못하고 굳은 표정이 익숙한 한국 중년 남성 관객들은 커튼콜의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한껏 풀어진 표정으로 공연장을 나선다. 젊은 시절 함께했던 아바의 음악과 기억 저편에 숨겨뒀던 해변의 여인에 대한 짧은 그리움, 그리고 생각지 못한 예쁜 딸의 출현에 아빠들도 함께 행복해지는 뮤지컬이 바로 ‘맘마미아!’다.
[고희경 대성디큐브아트센터 극장장] 서울대 불문과, 서강대 신방과 박사과정 수료, 예술의전당 공연기획팀장, 서울시립대 겸임교수 역임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26호(11.10.12일자) 기사입니다]
出處: http://news.nate.com/view/20111012n0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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