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김홍도 그림 속에서 소녀시대가 춤추고
정이있는마루
2011. 10. 18. 07:04
김홍도 그림 속에서 소녀시대가 춤추고
미술 시장 불황에 '퓨전 작품展' 유행
영화 '007시리즈' 악당들 동양화 화폭에 들어앉아, "대중적인 작품으로 컬렉터 모으려 해"
이번 주 미술 전시장의 대세는 '퓨전(fusion)'이다. 다양한 기법으로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를 융합한 작가들의 전시가 서울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동·서양 名畵의 만남다음 달 4일까지 서울 서린동 아트센터 나비에서 개인전 '명화가 살아있다!'를 여는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42)은 동·서양의 명화를 융합시켜 작업한다. 이번 전시에는 17세기 스페인 궁중 화가 벨라스케스의 1659년작 '왕녀 마르가리타'와 18세기 조선 화가 신윤복의 '미인도(美人圖)'를 결합시킨 '벨라스케스 공주와 미인도'(2011),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해돋이, 인상'과 19세기 조선 화가 소치 허련의 '추경산수화'를 결합시킨 '모네와 소치의 대화'(2008) 등 작품 9점을 내놓았다.'벨라스케스 공주와 미인도'에서는 두 명화 사이를 공주와 미인의 옷 조각을 입에 문 개미들이 바삐 움직인다. 시간이 경과하면 스페인 공주는 조선 미인의 한복을, 조선 미인은 스페인 공주의 푸른색 서양 드레스를 입고 있게 된다. '모네와 소치의 대화'에서는 모네 그림 속 배와 소치 그림 속 섬이 서로 자리를 바꾼다. 이이남은 "잘 알려진 동·서양 명화 속 소재가 자리를 바꿈으로써 관객들이 '동양적인 것', 혹은 '서양적인 것'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버리고 작품을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양화로 들어간 '007'의 악역들영화 '007시리즈'의 악역이 동양화 화폭에 들어앉아 있다. 서울 청담동 갤러리2에서 내달 6일까지 열리는 손동현(31)의 개인전 'Villain(악당)'에서는 '007시리즈'가 시작된 1962년부터 2002년 사이의 연작 20편에 등장한 주요 악역들을 만날 수 있다. 의자에 앉아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는 '007 제5탄-두 번 산다'(1967)의 악역 에른스트 스타블로 블로펠드, 소피 마르소가 열연했던 '007 제19탄-언리미티드'(1999)의 악녀 일렉트라 킹 등 할리우드 영화 속 배역들이 아교 처리를 한 종이에 동양화 안료로 터럭 한 올까지 세밀하게 그려졌다.서울대 동양화과 출신의 손동현은 2008년 마이클 잭슨을 조선시대 초상화 기법으로 그려 주목받았다. 손동현은 "동양화에서 초상화 제작의 본령으로 삼는 전신사조(傳神寫照·인물의 정신까지 담아내는 일)에 매력을 느껴 전통 기법을 고수하고 있다"고 했다. 인물의 악한 심성이 과연 그림에서 묻어나오는지를 눈여겨볼 것.
◇김홍도 그림 속에 소녀시대가…18세기 김홍도 전칭작 '부벽루연회도(浮碧樓宴會圖)'는 평안감사의 부임을 축하하기 위해 대동강변의 정자 부벽루에서 열린 연회를 그린 그림. 내달 11일까지 서울 소격동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에서 개인전 '취유부벽루기(醉遊浮碧樓記)'를 여는 이상현(57)은 김홍도 그림을 모사한 후 배경만 살리고 인물은 현대의 것으로 교체했다. 원작의 기생들 대신 걸그룹 '소녀시대'가 춤을 추고 군사들 대신 북한군이 도열했는데, 자동소총으로 무장을 한 북한군은 상업 자본주의의 산물인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얼굴을 하고 있다. 작품 제목은 '나는 너의 지니, 소원을 말해봐!'이상현은 "조선시대 그림과 현대 대중문화 아이콘의 접목을 통해 만물의 영고성쇠(榮枯盛衰), 나아가 북한 권력의 취약성을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왜 퓨전인가퓨전 기법이 한창 유행했던 것은 시장 상황이 좋았던 2005~2006년 무렵. 당시 퓨전 작품들은 '한국적이면서 외국인들에게도 친근한 작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요즘의 인기는 과거 인기 요인과는 정반대다. 불황기에는 화랑들이 실험적이고 낯선 작품들보다는 대중에게 익숙한 작품으로 '안전하게' 컬렉터를 모으고 싶어하기 때문이다.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이미 해외에서도 상품성이 검증되고 기법이나 소재 면에서도 대중에게 익숙한 퓨전 작품이 미술시장의 '안정자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미술계 전체 트렌드에 정체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미술평론가 임근준씨는 "'퓨전 기법'을 사용하는 작가 군에서도 작가에 따라 편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퓨전이라고 해서 모두 다 '안전한' 작가는 아니라는 뜻이다.▶이이남 개인전 '명화가 살아있다!', 내달 4일까지 서울 서린동 아트센터 나비, (02) 2121-1031▶손동현 개인전 'Villain', 내달 6일까지 서울 청담동 갤러리2, (02) 3448-2112▶이상현 개인전 '취유부벽루기', 내달 11일까지 서울 소격동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02) 720-5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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出處: http://news.nate.com/view/20111018n01711
미술 시장 불황에 '퓨전 작품展' 유행
영화 '007시리즈' 악당들 동양화 화폭에 들어앉아, "대중적인 작품으로 컬렉터 모으려 해"
이번 주 미술 전시장의 대세는 '퓨전(fusion)'이다. 다양한 기법으로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를 융합한 작가들의 전시가 서울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동·서양 名畵의 만남다음 달 4일까지 서울 서린동 아트센터 나비에서 개인전 '명화가 살아있다!'를 여는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42)은 동·서양의 명화를 융합시켜 작업한다. 이번 전시에는 17세기 스페인 궁중 화가 벨라스케스의 1659년작 '왕녀 마르가리타'와 18세기 조선 화가 신윤복의 '미인도(美人圖)'를 결합시킨 '벨라스케스 공주와 미인도'(2011),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해돋이, 인상'과 19세기 조선 화가 소치 허련의 '추경산수화'를 결합시킨 '모네와 소치의 대화'(2008) 등 작품 9점을 내놓았다.'벨라스케스 공주와 미인도'에서는 두 명화 사이를 공주와 미인의 옷 조각을 입에 문 개미들이 바삐 움직인다. 시간이 경과하면 스페인 공주는 조선 미인의 한복을, 조선 미인은 스페인 공주의 푸른색 서양 드레스를 입고 있게 된다. '모네와 소치의 대화'에서는 모네 그림 속 배와 소치 그림 속 섬이 서로 자리를 바꾼다. 이이남은 "잘 알려진 동·서양 명화 속 소재가 자리를 바꿈으로써 관객들이 '동양적인 것', 혹은 '서양적인 것'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버리고 작품을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양화로 들어간 '007'의 악역들영화 '007시리즈'의 악역이 동양화 화폭에 들어앉아 있다. 서울 청담동 갤러리2에서 내달 6일까지 열리는 손동현(31)의 개인전 'Villain(악당)'에서는 '007시리즈'가 시작된 1962년부터 2002년 사이의 연작 20편에 등장한 주요 악역들을 만날 수 있다. 의자에 앉아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는 '007 제5탄-두 번 산다'(1967)의 악역 에른스트 스타블로 블로펠드, 소피 마르소가 열연했던 '007 제19탄-언리미티드'(1999)의 악녀 일렉트라 킹 등 할리우드 영화 속 배역들이 아교 처리를 한 종이에 동양화 안료로 터럭 한 올까지 세밀하게 그려졌다.서울대 동양화과 출신의 손동현은 2008년 마이클 잭슨을 조선시대 초상화 기법으로 그려 주목받았다. 손동현은 "동양화에서 초상화 제작의 본령으로 삼는 전신사조(傳神寫照·인물의 정신까지 담아내는 일)에 매력을 느껴 전통 기법을 고수하고 있다"고 했다. 인물의 악한 심성이 과연 그림에서 묻어나오는지를 눈여겨볼 것.
◇김홍도 그림 속에 소녀시대가…18세기 김홍도 전칭작 '부벽루연회도(浮碧樓宴會圖)'는 평안감사의 부임을 축하하기 위해 대동강변의 정자 부벽루에서 열린 연회를 그린 그림. 내달 11일까지 서울 소격동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에서 개인전 '취유부벽루기(醉遊浮碧樓記)'를 여는 이상현(57)은 김홍도 그림을 모사한 후 배경만 살리고 인물은 현대의 것으로 교체했다. 원작의 기생들 대신 걸그룹 '소녀시대'가 춤을 추고 군사들 대신 북한군이 도열했는데, 자동소총으로 무장을 한 북한군은 상업 자본주의의 산물인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얼굴을 하고 있다. 작품 제목은 '나는 너의 지니, 소원을 말해봐!'이상현은 "조선시대 그림과 현대 대중문화 아이콘의 접목을 통해 만물의 영고성쇠(榮枯盛衰), 나아가 북한 권력의 취약성을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왜 퓨전인가퓨전 기법이 한창 유행했던 것은 시장 상황이 좋았던 2005~2006년 무렵. 당시 퓨전 작품들은 '한국적이면서 외국인들에게도 친근한 작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요즘의 인기는 과거 인기 요인과는 정반대다. 불황기에는 화랑들이 실험적이고 낯선 작품들보다는 대중에게 익숙한 작품으로 '안전하게' 컬렉터를 모으고 싶어하기 때문이다.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이미 해외에서도 상품성이 검증되고 기법이나 소재 면에서도 대중에게 익숙한 퓨전 작품이 미술시장의 '안정자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미술계 전체 트렌드에 정체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미술평론가 임근준씨는 "'퓨전 기법'을 사용하는 작가 군에서도 작가에 따라 편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퓨전이라고 해서 모두 다 '안전한' 작가는 아니라는 뜻이다.▶이이남 개인전 '명화가 살아있다!', 내달 4일까지 서울 서린동 아트센터 나비, (02) 2121-1031▶손동현 개인전 'Villain', 내달 6일까지 서울 청담동 갤러리2, (02) 3448-2112▶이상현 개인전 '취유부벽루기', 내달 11일까지 서울 소격동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02) 720-5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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出處: http://news.nate.com/view/20111018n0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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