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공연리뷰> 연극 `쥐의 눈물`
정이있는마루
2011. 10. 15. 21:07
<공연리뷰> 연극 '쥐의 눈물'
쥐들을 통해 인간사회를 풍자한 우화 - 음악극 형식
독일 작가 브레히트의 '억척어멈'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
(서울=연합뉴스) 강일중 객원기자 = 작품도 작품이지만 우선 공연 공간에 관심이 간다.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서울의 중심에서는 비켜나 있는 구로동 소재 지역 문화공간이다.
이 극장에서 14일 연극 '쥐의 눈물'이 올려졌다. 일본 연극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극작가 겸 연출가 정의신이 극본을 쓰고 무대화한 것이다. 그는 '야끼니꾸 드래곤', '겨울 해바라기' 및 최근에는 '아시안 스위트' 등 좋은 희곡 작품으로 국내 연극팬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재일교포 2세 작가다. 그의 신작이 서울의 중추적인 공연 공간이 아닌 지역극장에서 초연되는 것 자체가 화제라면 화제일 수 있다.
공동제작에 참여하는 연극단체는 극단 미추(대표 김성녀). 또 무대디자인에 박동우, 조명디자인에 김창기, 의상디자인에 김지연 등 연극계에서는 내로라하는 스태프가 대거 참여한 것도 작품이 갖는 무게를 높인다. 지역극장에서 이처럼 비중있는 연극 작품을 제작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의 문화공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우선 반가운 마음이 든다.
이 작품은 연극이지만 음악극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노래가 많이 있다. 피아노와 타악의 라이브 연주도 곁들여진다. 그래서 그간 국내 관객들이 익숙해진 정의신의 전작들과는 형식에 있어 느낌이 좀 다르다. 또 우화다. 쥐들이 등장해서 인간사회의 모습을 그려낸다. 내용에 있어서도 다른 점이 있다. 전작들은 일본사회 안에서의 재일교포의 삶(야끼니꾸 드래곤), 동성애자(겨울 해바라기), 온작 문제로 말썽을 피우는 가족구성원들을 돌보느라 시집도 못간 다리를 저는 노처녀(아시안 스위트) 등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뭔가 결함이 있는 인물들을 그렸다. '쥐의 눈물'에서는 전쟁 속에서 속물적인 근성을 드러내며 강인하게 살아가는 한 어머니(쥐)의 모습에 초점이 맞춰진다. 정의신 작가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에서 모티브를 따와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연극의 내용도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의 느낌을 많이 준다. 유랑극단 배우들로 전쟁터의 이곳저곳을 낡은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며 공연을 해 먹고 사는 쥐 부부인 스즈와 망간은 쥐들간의 전쟁 와중에 아들 쥐, 딸 쥐를 모두 잃는다. 그러나 결국 어머니 쥐 스즈와 아버지 쥐 망간은 "자식들이 원래 없었던 것으로 생각하면 되지!"하며 억척스러운 삶을 이어간다.
형식과 내용에 있어 정의신 작가의 전작들과 다른 점이 있기는 하지만 '쥐의 눈물'도 결국 소외된 또 모순에 찬 인간의 모습에 따뜻한 시선을 던지고,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가려 하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극단 미추의 마당놀이 형식이 연극에 도입돼 많은 노래와 함께 극이 펼쳐지면서 관극의 재미가 쏠쏠하다. 이 같은 극의 형식 때문에 약 580석 규모의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을 객석은 비워 둔 채 무대 위에 한 쪽을 200석 규모의 객석으로 만들어 공연한다. 페인트가 다 벗겨지고 색이 바랜 고물 대형 밴 자동차가 무대 중앙 뒤에서 유랑극단 버스 역할을 하며 다양한 연기의 공간으로 활용되는 것이 인상적이다.
대학로에서 늘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염혜란이 이번(14일 오후 첫 공연을 앞둔 언론시연 공연)에도 주인공인 어머니 쥐의 역할을 훌륭히 해 낸다. 작품은 중간휴식 10분을 사이에 두고 2막으로 구성됐는데 후반에 직접적인 표현에 교훈적인 느낌을 주는 대사가 종종 섞여들어가면서 작품의 밀도를 떨어뜨린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원래 무대 공간을 객석으로 사용한 탓인지 연기의 공간과 임시 객석간 간격이 좁은데도 일부 앙상블 배우들의 대사 치는 소리가 명료하게 들리지 않은 것도 약간의 답답함으로 느껴졌다.
◇ 연극 '쥐의 눈물' = 재단법인 구로문화재단과 극단 미추 공동제작. 신작으로 국내 초연작이다.
만든 사람들은 ▲극본 및 연출 정의신 ▲번역 박현숙 ▲작곡 구메 다이사쿠 ▲미술 박동우 ▲조명디자인 김창기 ▲의상디자인 김지연 ▲분장디자인 최은주 ▲안무 김재리 ▲격투지도 구리하라 나오키 ▲음향 박주익 ▲장치디자인 김수희 ▲조연출 및 무대감독 손지형 ▲타악지도 김규형 ▲사물지도 김학수 ▲노래지도 손지형.
출연진은 최용진ㆍ염혜란ㆍ안영훈ㆍ황태인ㆍ이혜림ㆍ황재희ㆍ이영옥ㆍ권정훈ㆍ박진주ㆍ홍성락ㆍ김준영ㆍ박명아ㆍ박주호.
연주자는 ▲피아노 박지연 ▲타악 김규형.
공연은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10월14일부터 23일까지. 공연문의는 구로아트밸리 ☎02-2029-1700~1, 극단 미추 ☎02-747-5161.
ringcycle@naver.com
(끝)
出處: http://news.nate.com/view/20111015n03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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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작가 브레히트의 '억척어멈'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
(서울=연합뉴스) 강일중 객원기자 = 작품도 작품이지만 우선 공연 공간에 관심이 간다.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서울의 중심에서는 비켜나 있는 구로동 소재 지역 문화공간이다.
이 극장에서 14일 연극 '쥐의 눈물'이 올려졌다. 일본 연극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극작가 겸 연출가 정의신이 극본을 쓰고 무대화한 것이다. 그는 '야끼니꾸 드래곤', '겨울 해바라기' 및 최근에는 '아시안 스위트' 등 좋은 희곡 작품으로 국내 연극팬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재일교포 2세 작가다. 그의 신작이 서울의 중추적인 공연 공간이 아닌 지역극장에서 초연되는 것 자체가 화제라면 화제일 수 있다.
공동제작에 참여하는 연극단체는 극단 미추(대표 김성녀). 또 무대디자인에 박동우, 조명디자인에 김창기, 의상디자인에 김지연 등 연극계에서는 내로라하는 스태프가 대거 참여한 것도 작품이 갖는 무게를 높인다. 지역극장에서 이처럼 비중있는 연극 작품을 제작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의 문화공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우선 반가운 마음이 든다.
이 작품은 연극이지만 음악극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노래가 많이 있다. 피아노와 타악의 라이브 연주도 곁들여진다. 그래서 그간 국내 관객들이 익숙해진 정의신의 전작들과는 형식에 있어 느낌이 좀 다르다. 또 우화다. 쥐들이 등장해서 인간사회의 모습을 그려낸다. 내용에 있어서도 다른 점이 있다. 전작들은 일본사회 안에서의 재일교포의 삶(야끼니꾸 드래곤), 동성애자(겨울 해바라기), 온작 문제로 말썽을 피우는 가족구성원들을 돌보느라 시집도 못간 다리를 저는 노처녀(아시안 스위트) 등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뭔가 결함이 있는 인물들을 그렸다. '쥐의 눈물'에서는 전쟁 속에서 속물적인 근성을 드러내며 강인하게 살아가는 한 어머니(쥐)의 모습에 초점이 맞춰진다. 정의신 작가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에서 모티브를 따와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연극의 내용도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의 느낌을 많이 준다. 유랑극단 배우들로 전쟁터의 이곳저곳을 낡은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며 공연을 해 먹고 사는 쥐 부부인 스즈와 망간은 쥐들간의 전쟁 와중에 아들 쥐, 딸 쥐를 모두 잃는다. 그러나 결국 어머니 쥐 스즈와 아버지 쥐 망간은 "자식들이 원래 없었던 것으로 생각하면 되지!"하며 억척스러운 삶을 이어간다.
형식과 내용에 있어 정의신 작가의 전작들과 다른 점이 있기는 하지만 '쥐의 눈물'도 결국 소외된 또 모순에 찬 인간의 모습에 따뜻한 시선을 던지고,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가려 하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극단 미추의 마당놀이 형식이 연극에 도입돼 많은 노래와 함께 극이 펼쳐지면서 관극의 재미가 쏠쏠하다. 이 같은 극의 형식 때문에 약 580석 규모의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을 객석은 비워 둔 채 무대 위에 한 쪽을 200석 규모의 객석으로 만들어 공연한다. 페인트가 다 벗겨지고 색이 바랜 고물 대형 밴 자동차가 무대 중앙 뒤에서 유랑극단 버스 역할을 하며 다양한 연기의 공간으로 활용되는 것이 인상적이다.
대학로에서 늘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염혜란이 이번(14일 오후 첫 공연을 앞둔 언론시연 공연)에도 주인공인 어머니 쥐의 역할을 훌륭히 해 낸다. 작품은 중간휴식 10분을 사이에 두고 2막으로 구성됐는데 후반에 직접적인 표현에 교훈적인 느낌을 주는 대사가 종종 섞여들어가면서 작품의 밀도를 떨어뜨린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원래 무대 공간을 객석으로 사용한 탓인지 연기의 공간과 임시 객석간 간격이 좁은데도 일부 앙상블 배우들의 대사 치는 소리가 명료하게 들리지 않은 것도 약간의 답답함으로 느껴졌다.
◇ 연극 '쥐의 눈물' = 재단법인 구로문화재단과 극단 미추 공동제작. 신작으로 국내 초연작이다.
만든 사람들은 ▲극본 및 연출 정의신 ▲번역 박현숙 ▲작곡 구메 다이사쿠 ▲미술 박동우 ▲조명디자인 김창기 ▲의상디자인 김지연 ▲분장디자인 최은주 ▲안무 김재리 ▲격투지도 구리하라 나오키 ▲음향 박주익 ▲장치디자인 김수희 ▲조연출 및 무대감독 손지형 ▲타악지도 김규형 ▲사물지도 김학수 ▲노래지도 손지형.
출연진은 최용진ㆍ염혜란ㆍ안영훈ㆍ황태인ㆍ이혜림ㆍ황재희ㆍ이영옥ㆍ권정훈ㆍ박진주ㆍ홍성락ㆍ김준영ㆍ박명아ㆍ박주호.
연주자는 ▲피아노 박지연 ▲타악 김규형.
공연은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10월14일부터 23일까지. 공연문의는 구로아트밸리 ☎02-2029-1700~1, 극단 미추 ☎02-747-5161.
ringcycle@naver.com
(끝)
出處: http://news.nate.com/view/20111015n03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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