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이번엔 정형돈… “국진이빵 물렀거라”

정이있는마루 2011. 11. 2. 05:28
이번엔 정형돈… “국진이빵 물렀거라”
[머니투데이 김진욱기자][[머니위크]‘캐릭터 빵’ 전설 다시 쓰는 삼립식품]

‘정형돈 vs 김국진, 최종 승자는?’

삼립식품이 1999년 개그맨 김국진을 캐릭터화한 ‘국찐이빵’을 히트시킨 이래 12년만에 ‘정형돈 호빵’을 출시하며 제2의 ‘캐릭터 빵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계그계의 ‘미친 존재감’으로 부상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정형돈과 99년 당시 최고의 개그스타였던 김국진이 ‘빵 대결’로 맞붙은 셈이다.

삼립식품은 지난 9월27일 ‘미존개오(미친 존재감 개화동 오렌지족)’ 로 통하는 정형돈을 제품 패키지의 캐릭터로 사용한 호빵을 출시했다. ‘국찐이빵’처럼 개그맨의 이름을 제품명에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업계에선 ‘정형돈 호빵’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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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후 한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놀랍게도 현재 ‘정형돈 호빵’의 인기는 시장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회사 측의 집계에 따르면 ‘정형돈 호빵’의 가세로 인해 최근 한달 간 삼립의 호빵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50% 이상 상승했다.

‘정형돈 호빵’이 12년 전 ‘국찐이빵’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국찐이빵’ 1999년 제빵시장의 11% 점유 ‘이변’

제품이 사라진 지 10년이 넘었지만 ‘국찐이빵’은 지금도 한국 제빵계의 대표적인 성공 캐릭터 상품으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국찐이빵’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다.

1999년 3월7일 탄생한 ‘국찐이빵’은 ‘키즈빵’이라는 컨셉트로 당초 어린이를 겨냥한 틈새 상품이었다. 판매가격은 단돈 500원. 국내 최초의 캐릭터 빵이기도 했던 이 제품은 1995년 삼립식품의 부도 위기 이후 처음으로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는 계기를 만든 ‘히트작’으로 꼽힌다.

‘국찐이빵’은 성장기 어린이를 위해 칼슘, DHA, 철분 등 영양을 강화한 일종의 ‘기능성 빵’을 표방하며 총 18가지 제품으로 구성됐다. 당시 어린이들 사이에선 귀엽고 친근한 ‘국진이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빵은 버리고 스티커만 따로 챙기는 해프닝이 벌어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가을철 성수기를 맞아 삼립은 99년 10월4일부터 국찐이빵 TV 광고와 함께 신제품 ‘국찐이 호빵’을 개발했고 이어 그해 10월15일부터는 애니메이션 기법을 이용해 새로 제작한 국찐이 호빵 CF를 어린이 프로그램 시간에 맞춰 방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국찐이빵’의 인기는 매출비중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당시 ‘국진이빵’은 하루 60만~70만개가 판매됐으며 월 평균 매출이 36억원으로 단일 품목으로 제빵시장의 11%나 차지하는 등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1999년 3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약 11개월간 판매된 ‘국찐이빵’의 전체 매출액도 공장도 기준으로 약 210억원에 달했다.

삼립식품 관계자는 “중박 이상이면 성공했다고 했는데 당시 ‘국진이빵’의 인기는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면서 “오죽했으면 아이들끼리 ‘500원 짜리 스티커를 사면 빵이 공짜’라는 말을 했을 정도”라고 회상했다.

◆ ‘정형돈 호빵’ 전년 대비 같은 기간 매출 50% 상승 ‘주도’

그렇다면 ‘정형돈 호빵’이 99년의 ‘국찐이빵’과 비교할 때 우위를 점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안타깝게도 매출규모만 따질 때는 ‘국찐이빵’의 위력을 넘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일단 ‘정형돈 호빵’은 여러 가지 빵 제품 중 ‘호빵’에만 국한돼 판매되고 있다. 단팥, 야채, 피자 등 총 3종이 주력제품이며 웰빙요소를 담은 검은깨두부, 우리밀, 양파, 고구마, 호박 등의 5종과 편의점을 즐겨찾는 ‘1030세대’의 다채로운 입맛을 고려한 불닭, 고추잡채, 카레, 찰떡 등의 5종을 더해 총 13종으로 시판 중이다.

단일 품목으로는 비교적 종류가 많은 것이 사실이나 ‘국찐이빵’이 삼립식품의 주요 제빵 제품에 캐릭터로 사용된 것에 비하면 ‘정형돈 호빵’은 수량 면에서는 절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여기에 ‘호빵’이 계절상품이다 보니 판매시기가 한정돼 있다는 점도 ‘정형돈 캐릭터’가 ‘김국진 캐릭터’를 매출 면에서 넘어서기 힘들게 할 것으로 파악된다.

삼립식품 관계자는 “호빵제품은 10~11월이 성수기이고 길어봐야 다음해 2월까지를 총 판매기간으로 잡는다”면서 “이는 ‘정형돈 호빵’의 매출이 아무리 커봐야 10개월 동안 주요 제품을 차지한 ‘국찐이빵’의 볼륨을 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정형돈 호빵’은 출시 한달을 맞은 현재 뚜렷한 매출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호와 인기 면에서는 당시 ‘국찐이빵’의 그것에 전혀 밀리지 않고 있다.

특히 ‘국찐이빵’이 공식적으로 제품이름에 ‘김국진’을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던 것과 비교해 ‘정형돈 호빵’이 ‘정형돈’의 이름이 없이 사진만 들어가 있는 간접 마케팅을 진행한 제품인 점을 감안하면 올 겨울 ‘정형돈 호빵’은 제2의 ‘국찐이빵’으로 충분히 불릴 만하다.







■삼립의 ‘캐릭터’ 사랑…‘달인 빵’ 나올 뻔 했다?

‘정형돈 호빵’이 탄생됐지만 하마터면 이 호빵제품이 ‘강호동 호빵’이나 ‘김병만 호빵’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었다.

삼립식품 마케팅본부의 윤호철 과장은 “당초에 강호동이나 ‘달인’ 김병만의 캐릭터화 작업을 물망에 올렸다. 여기에 예전 ‘호빵맨’ 애칭을 받았던 김용만도 생각했었다”면서 “그러나 최종적으로 시청자들에게 푸근하고 즐거움을 주는 이미지가 강한 정형돈을 택했다”고 밝혔다.

사실 삼립식품의 ‘캐릭터 빵’ 사랑은 ‘국찐이빵’과 ‘정형돈 호빵’만이 아니다.

‘국찐이빵’의 성공에 힘입어 2000년 9월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걸그룹 ‘핑클’을 캐릭터화한 ‘핑클 빵’을 시장에 내놓았다. 하지만 시장에서 큰 성공은 거두진 못했다. 이후에도 삼립식품은 신세대 청소년들을 공략한 ‘n스타짱’이라는 제품 6종을 출시했다. 여기에는 조성모, 유승준, 베이비복스, 태사자의 스티커를 각 제품 속에 넣었고 스티커 뒷면에는 간단한 영문 표현과 사자성어를 넣어 ’공부하며 먹는 빵‘이란 교육적 효과를 더했다.

계속해서 삼립은 ‘박찬호빵’ ‘포켓몬스터빵’ ‘김탁구빵’ 등 매년 한 개 이상의 캐릭터 빵 제품을 출시하며 ‘제빵계의 캐릭터 기업’ 이미지를 구축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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