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5. 21:02
세상이야기
9개월간 전기료 3700만원 절약한 아파트
[머니투데이 이경숙기자][[쿨머니, 소비의 윤리]성남시 어울림아파트 주민들의 에너지 절약 노하우]
성남시 성남동 어울림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앞에는 색다른 공고문이 하나 붙어 있다.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시는 주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올해 9월까지 전기 사용량은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5%, 전기료는 약 3700만 원 감소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입주자대표회의 이름으로 붙은 이 공고문의 뜻인즉슨, 지난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9개월 동안 이 아파트가 에너지 절약 캠페인으로 아낀 전기요금이 3700만 원이라는 것이다.
이 아파트의 한이석 관리소장은 "주택용 전기는 급격한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전기 사용을 5% 줄였는데도 요금은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507세대가 한 집마다 평균 7만3000원 가량 전기요금을 아낀 셈이다.
◇매달 16일 다 함께 '불 끄고 별 보자'="지금도 집집마다 불이 다다닥 꺼져 나가는 걸 보면 막 소름이 돋아요."
이 아파트의 김용자 부녀회장은 매달 16일 저녁 8시 59분이면 15~16명의 주민들과 함께 아파트 건물 앞에 선다. 장중섭 입주자대표회의 회장부터 통장·반장까지 나와 아파트 창문을 바라본다. '불 끄고 별 보자' 캠페인에 어느 층이 제일 잘 참여했나 보려는 것이다.
"한 층에 사는 30가구 모두가 불을 끄면 부녀회에서 한 2천 원짜리 작은 선물을 주거든요. 그런데 요즘엔 다들 불을 잘 꺼서, 예전에 받은 적 있는 층엔 안 줘요."
캠페인 참여율은 지난해 8월엔 85%였다가 올해 8월엔 95%로 높아졌다. 지난 10월 5일, KBS 일요스페셜 촬영팀이 왔을 땐, 무려 98%의 가구가 불을 껐다.
캠페인은 아파트 주민의 인식을 바꿨다. 한이석 소장은 "딱 5분만 전깃불을 끄는 것인데 소등 행사 자체로 전기 사용량이 줄어들기야 하겠냐"며 "그보다는 소등 행사를 계기로 집집마다 다시한번 전기 절약에 대하여 생각하고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가 전기 요금을 줄인 또 하나의 비결은 요금 방식 변경이다. 한전과 '단일계약' 방식으로 전환해, 상대적으로 요금이 저렴한 주택용 고압요금을 아파트 전 공간에 적용한 것이다. 이전엔 기계실 등 공용공간과 주거공간에 다른 요금제를 적용하는 '종합계약'이었다.
한 소장은 "공용 부문이 전기를 많이 쓰는 아파트엔 불리할 수도 있다"며 "아파트단지 전체 전기요금 중 공용 부문의 점유율이 20% 미만일 때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전기밥솥 대신 보온밥통' 수다의 힘=이 아파트의 에너지 절약은 인근 한 시민단체의 초청을 계기로 시작됐다. 2009년 12월, 성남소비자시민모임(이하 성남소시모)이 아파트 대표자들을 회의에 초청해 '에너지절약 100만 가구 운동'을 설명했던 것이다.
어울림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부녀회장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며 선뜻 성남소시모와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당연'한 것을 이토록 자발적으로 몸으로 실천하는 아파트 주민 모임은 그동안 흔치 않았다.
이경아 성남소시모 에너지국장은 "주민이 주민에게 서비스하는 선진국형 에너지절약운동 사례"라며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부녀회, 통·반장회의뿐아니라 일반 주민까지 자발성 높은 주민 활동가들을 주축으로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자발성'의 비결은 '아줌마 수다'였다. 주부들이 모여 수다 떠는 자리에서 "아무개네 집 전기요금이 삼복더위 7월, 8월에 4만 원 나왔다"는 소문이 퍼지자 너도나도 비결을 배워갔던 것이다. 요샛말로 '입소문마케팅'이다.
예컨대, 부녀회장은 이런 노하우를 소문냈다. 전기밥솥 대신 압력밥솥에 밥 짓고 보온밥통에서 보온하기, 전기매트 대신 일반매트를 두꺼운 것으로 깔기, 커피포트 대신 가스렌지로 물 덥히기, 겨울 외출 시 난방기를 껐다가 높은 온도로 켜는 대신 낮은 온도로 내내 켜놓기.
아파트 관리소는 이런 노하우를 잘 모아 공고문을 만들어 엘리베이터 문 옆에 붙였다. 입주자들에게 매달 불끄기 행사로 인식을 높이고, 아파트에 드나들 때마다 노하우를 익히게 만든 것이다. 한 소장은 "나쁜 말로 하면 세뇌공작"이라며 웃었다.
"대기전력을 없애면 전기사용량을 10% 이상 줄일 수 있어요.전기는 많이 쓸수록 요금 누진율이 급격하므로 전기 요금은 그보다 훨씬 많이 줄고요. 에너지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더라도 그걸 잊지 않도록 이런 정보를 계속 주면서 재인식시켜야 실천이 늘어요."
부모 세대의 실천은 자녀 세대에게 교육 이상의 가치를 만든다.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부장은 "가정에서 에너지절약을 습관화하지 못한 아이들이 자라서 어떻게 에너지 저소비사회를 계획하고 만들어낼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차 부장은 "지금처럼 에너지 사용이 계속 늘어나면 우리 아이들은 미래에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가 빼곡하게 들어선 곳에서 살게 될 것"이라며 "가정이 에너지절약에 앞장 설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出處: http://news.nate.com/view/20111015n04320
[머니투데이 이경숙기자][[쿨머니, 소비의 윤리]성남시 어울림아파트 주민들의 에너지 절약 노하우]

성남시 성남동 어울림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앞에는 색다른 공고문이 하나 붙어 있다.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시는 주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올해 9월까지 전기 사용량은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5%, 전기료는 약 3700만 원 감소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입주자대표회의 이름으로 붙은 이 공고문의 뜻인즉슨, 지난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9개월 동안 이 아파트가 에너지 절약 캠페인으로 아낀 전기요금이 3700만 원이라는 것이다.
이 아파트의 한이석 관리소장은 "주택용 전기는 급격한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전기 사용을 5% 줄였는데도 요금은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507세대가 한 집마다 평균 7만3000원 가량 전기요금을 아낀 셈이다.
◇매달 16일 다 함께 '불 끄고 별 보자'="지금도 집집마다 불이 다다닥 꺼져 나가는 걸 보면 막 소름이 돋아요."
이 아파트의 김용자 부녀회장은 매달 16일 저녁 8시 59분이면 15~16명의 주민들과 함께 아파트 건물 앞에 선다. 장중섭 입주자대표회의 회장부터 통장·반장까지 나와 아파트 창문을 바라본다. '불 끄고 별 보자' 캠페인에 어느 층이 제일 잘 참여했나 보려는 것이다.
"한 층에 사는 30가구 모두가 불을 끄면 부녀회에서 한 2천 원짜리 작은 선물을 주거든요. 그런데 요즘엔 다들 불을 잘 꺼서, 예전에 받은 적 있는 층엔 안 줘요."
캠페인 참여율은 지난해 8월엔 85%였다가 올해 8월엔 95%로 높아졌다. 지난 10월 5일, KBS 일요스페셜 촬영팀이 왔을 땐, 무려 98%의 가구가 불을 껐다.
캠페인은 아파트 주민의 인식을 바꿨다. 한이석 소장은 "딱 5분만 전깃불을 끄는 것인데 소등 행사 자체로 전기 사용량이 줄어들기야 하겠냐"며 "그보다는 소등 행사를 계기로 집집마다 다시한번 전기 절약에 대하여 생각하고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가 전기 요금을 줄인 또 하나의 비결은 요금 방식 변경이다. 한전과 '단일계약' 방식으로 전환해, 상대적으로 요금이 저렴한 주택용 고압요금을 아파트 전 공간에 적용한 것이다. 이전엔 기계실 등 공용공간과 주거공간에 다른 요금제를 적용하는 '종합계약'이었다.
한 소장은 "공용 부문이 전기를 많이 쓰는 아파트엔 불리할 수도 있다"며 "아파트단지 전체 전기요금 중 공용 부문의 점유율이 20% 미만일 때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전기밥솥 대신 보온밥통' 수다의 힘=이 아파트의 에너지 절약은 인근 한 시민단체의 초청을 계기로 시작됐다. 2009년 12월, 성남소비자시민모임(이하 성남소시모)이 아파트 대표자들을 회의에 초청해 '에너지절약 100만 가구 운동'을 설명했던 것이다.
어울림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부녀회장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며 선뜻 성남소시모와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당연'한 것을 이토록 자발적으로 몸으로 실천하는 아파트 주민 모임은 그동안 흔치 않았다.
이경아 성남소시모 에너지국장은 "주민이 주민에게 서비스하는 선진국형 에너지절약운동 사례"라며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부녀회, 통·반장회의뿐아니라 일반 주민까지 자발성 높은 주민 활동가들을 주축으로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자발성'의 비결은 '아줌마 수다'였다. 주부들이 모여 수다 떠는 자리에서 "아무개네 집 전기요금이 삼복더위 7월, 8월에 4만 원 나왔다"는 소문이 퍼지자 너도나도 비결을 배워갔던 것이다. 요샛말로 '입소문마케팅'이다.
예컨대, 부녀회장은 이런 노하우를 소문냈다. 전기밥솥 대신 압력밥솥에 밥 짓고 보온밥통에서 보온하기, 전기매트 대신 일반매트를 두꺼운 것으로 깔기, 커피포트 대신 가스렌지로 물 덥히기, 겨울 외출 시 난방기를 껐다가 높은 온도로 켜는 대신 낮은 온도로 내내 켜놓기.
아파트 관리소는 이런 노하우를 잘 모아 공고문을 만들어 엘리베이터 문 옆에 붙였다. 입주자들에게 매달 불끄기 행사로 인식을 높이고, 아파트에 드나들 때마다 노하우를 익히게 만든 것이다. 한 소장은 "나쁜 말로 하면 세뇌공작"이라며 웃었다.
"대기전력을 없애면 전기사용량을 10% 이상 줄일 수 있어요.전기는 많이 쓸수록 요금 누진율이 급격하므로 전기 요금은 그보다 훨씬 많이 줄고요. 에너지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더라도 그걸 잊지 않도록 이런 정보를 계속 주면서 재인식시켜야 실천이 늘어요."
부모 세대의 실천은 자녀 세대에게 교육 이상의 가치를 만든다.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부장은 "가정에서 에너지절약을 습관화하지 못한 아이들이 자라서 어떻게 에너지 저소비사회를 계획하고 만들어낼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차 부장은 "지금처럼 에너지 사용이 계속 늘어나면 우리 아이들은 미래에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가 빼곡하게 들어선 곳에서 살게 될 것"이라며 "가정이 에너지절약에 앞장 설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出處: http://news.nate.com/view/20111015n04320
TG삼보컴퓨터 전문쇼핑몰 http://www.tgmarket.co.kr
'세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음성난청, 음향기기와 생활소음 속 현대인 위협(생로병사의비밀) (0) | 2011.10.15 |
---|---|
<EBS `공부의 왕도`, 여름방학 특집> (0) | 2011.10.15 |
EBS, 다문화가족 위한 한글교육사이트 개설 (0) | 2011.10.15 |
나경원·박원순 100분토론…가시돋친 ‘설전’ (0) | 2011.10.15 |
`시사매거진2580` 분노의 `도가니`, 아직 끝나지 않은 악몽 (0) | 2011.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