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뉴스]
▲ 입구에서 만난 코프스레이어들
12월 28일 오전, 3호선 교대역을 지나갈 무렵부터 지하철 안에는 묘한 분위기가 피어났다. 국적불명(?)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휘황찬란한 원색은 물론이고 백발머리부터 시작하여 낯선 장신구와 옷차림 그리고 커다란 검부터, 고양이 귀, 화려한 드레스까지 그들의 차림은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 [화보] 코스프레이어들의 잔치 ‘코믹월드’ 한눈에 보기!
시민들의 시선에는 그들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그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 인상이었다. 도착지인 학여울역에 내려 이들을 따라가 보니 이곳에서는 대한민국과 거리가 먼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12월 27~28일, 이틀 동안 서울 SETEC에서 제 81회 '코믹월드'가 개최되었다. 겨울이라는 계절이 무색해질 정도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만화’들이 한데 어우러져 뜨거운 열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인산인해를 이루는 행사장 내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1999년을 시작으로 국내의 서울과 부산 뿐 아니라 일본, 미국 등 해외에서도 뜻있는 팬들이 모여 벌이는 이 행사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사이다. 순수한 열정의 아마추어들이 모여 자신들의 작품과 관련 제작물을 소개하고 교류하는 것이 특징으로 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10대들이 만화에 대한 애정을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사교적인 행사라는 점에서, 건전한 청소년 문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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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장 입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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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스들의 다양한 풍경
크게 세 개의 관으로 구성되어 있는 내부에는 코스프레(코스튬 플레이) 콘테스트, 만화 노래자랑 등이 개최되는 이벤트 관을 제외하고 각종 동아리 회원들의 패러디물과 창작물, 직접 만든 팬시상품 등을 판매하는 부스로 가득했다. 이것은 코믹월드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동아리 판매전’이다. 일정한 동선을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부스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물론 창작 작품들을 전시·판매하고 있었다.
코믹월드를 한 번 살피보면 현재 인기 있는 만화의 척도를 가늠할 수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흑집사’와 같은 신작 애니메이션의 강세가 두드러졌으며, ‘블리치’, ‘코드기어스’, ‘리본’ 등 기존 인기 애니메이션과 함께 ‘마비노기’와 같은 온라인게임,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많은 부스에서 선보였다.
동아리는 말 그대로 ‘뜻있는 자들이 함께 모여 즐기는 모임’으로, 회지를 발간하여 자신들의 만화 사랑의 맥을 이어나가는 데 주목적을 두고 있다. 만화 뿐 아니라 일러스트를 곁들인 소설과 그림책 등 사비를 들여 제작한 회지마다 그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전예약을 하여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일찌감치 매진이 된 인기 동아리들도 곳곳에서 목격되었다. 또한 선정성 등 수위가 높은 회지를 판매하는 동아리에서는 신분증 확인 등을 철저히 지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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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놈놈놈'의 '사우스파크' 패러디와 '사운드 호라이즌'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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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우스패드와 입체 카드 등 재치있는 아이디어의 팬시 상품들
팬시상품의 아이디어도 돋보였다. 책갈피와 휴대폰줄 등은 기본이고, 입체 엽서와 머리빗, 손목 쿠션, 캘린더 등 크고 작은 물건에 정성을 쏟은 그림들을 담아내었다. 값도 저렴하여 많은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작품에 따라 상품을 구입했다. 어린 10대 여학생에서부터 가족, 아저씨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한 동아리 관계자는 “상업적인 목적보다는 수익금을 통해 동아리 활동비와 회지 제작비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취미를 위한 비용 마련을 통해 이들은 조금씩 프로 못지않은 솜씨를 키워가고 있었다.
주최 측에서 마련한 이벤트도 코믹월드를 즐겁게 만드는 재미이다. 앞서 언급한 코스프레 콘테스트는 방금 만화에서 튀어나온 착각이 들 정도로, 무대 위에서 살아있는 캐릭터를 제법 그럴싸하게 연기하는 모습에 관람객들은 순식간에 마음을 사로잡혔다. 이 밖에도 인기 만화가 사인회를 비롯하여 일러스트 콘테스트 경품 이벤트 등 만화와 관련한 행사들이 축제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코믹월드를 가장 빛나게 해 주는 것은 코스프레이어들의 다채로운 코스프레이다. 내부 행사장 밖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각종 만화의 캐릭터들이 모여 자태를 뽐내거나 ‘프리 허그’ 등 재미난 이벤트를 벌이며 관람객들과 어울려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촬영을 요구하면 순순히 응해주고, 감사인사를 전달하는 기본 예의만 잘 지키면 처음 온 사람도 쉽게 적응하여 즐길 수 있다.
하늘하늘한 옷을 입은 요정 같은 캐릭터로 변장한 한 코스프레이어 얇은 담요를 덮은 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그러나 촬영을 부탁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 곧장 만화 속 주인공처럼 역동적인 포즈를 취했다. 살갗을 에는 추위도 이곳에서는 한 풀 꺾여 제 힘을 발휘하지 못 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코스프레이어들은 개별 또는 팀을 이뤄 만화 속 주인공들을 그대로 재연했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에서부터 정교하게 이를 데 없는 섬세한 변장까지, 누구 하나 열정이 모자라는 이가 없었다. 코믹월드에서 만난 다양한 코스프레이어들을 일부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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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루토'를 코스프레한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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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누야사 코스프레이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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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재미있는 놀이를 벌이고 있는 코스프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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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군으로 변장한 코스프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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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화 스타워즈의 '스톰트루퍼' 코스프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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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기웹툰의 캐릭터 '만년삼'과 '조석' 코스프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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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위에서부터. '파이브스타스토리즈', '건그레이브', '트리니티블러드' 코스프레이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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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크게 휘드루며'를 코스프레한 팀
마니아라는 문화는 소위 마이너라는 언더 성향의 비주류를 일컫는 주요 표현으로 인식되고 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무척이나 다양한 세계관 속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이야기와 매력적인 등장인물은 대중적이라기보다는 소수의 마니아를 위한 작품 성향이 짙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이들을 ‘오타쿠'('댁'이라는 뜻의 일본어로, 마니아를 능가하는 사람을 뜻한다.) 라고 부르며 폄훼하기도 한다. 하지만 코믹월드 행사에서 만난 사람들에게선 무언가 속을 알 수 없거나 음흉한 기운 따위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당당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며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무도회장과 같은 분위기였다. 추억의 만화가 그립거나, 홀로 방에서 쓸쓸히 애니메이션을 다운받아 보는 것에 질렸거나, 한 번쯤 용기 내어 공개적인 파티에 참여하고 싶다면 주저 말고 코믹월드를 찾아볼 것을 적극 권한다.
코믹월드 www.comicw.co.kr
도깨비뉴스 리포터 김혜연 report2@dk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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