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6. 16:53
세상이야기
리더 사라진 일본, 40대도 만화 주인공 리더십에 감동
이영희의 코소코소 일본문화 : 초인기 만화 ‘원피스’의 비결은
최근 몇 년간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만화는 말할 것도 없이 ‘원피스(ONE-PIECE·사진)’다. 2009년 12월 발매된 59권이 일본 역대 만화 초판 발행부수 기록(285만 부)을 돌파하더니 지난해 말에는 연재 최단기간(13년)에 총 발행부수 2억 권을 넘어섰다. 올해 5월에는 드디어 누적 판매량이 2억3000만 부에 이르러 역대 1위였던 ‘드래곤볼’을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린 만화’의 자리를 차지했다.
‘원피스’의 기록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4일 발매된 63권의 초판 발행부수는 390만 부. 61, 62권의 380만 부를 넘어 다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원피스’의 인기는 확대일로다. 처음에는 어린이, 10대들에게 인기를 끌더니 이제는 20~40대 성인들까지 팬층을 넓히며 일종의 사회현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만화가 출간되는 날이면 아침 출근길에 ‘원피스’를 사려는 직장인들로 편의점이 붐빈다는 뉴스가 나오는가 하면 ‘원피스’의 명장면들을 퀴즈 형식으로 풀어 보는 TV 프로그램도 자주 방송된다.
1997년부터 집영사의 ‘주간 소년 점프’에 연재되기 시작한 이 작품은 전신이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신기한 몸을 가진 소년 루피가 전설의 해적왕 골드 로저가 남긴 보물 ‘원피스’를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그 과정에서 검객 조로, 항해사 나미, 요리사 상디 등 최고의 실력을 갖춘 동료들을 만나고 이들과 함께 각종 난관에 맞서 나간다. 잘 짜인 스토리와 생생한 캐릭터는 기본이고 성인들까지 팬으로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동료애를 강조하는 ‘감동 코드’다. 최신호가 나오는 날이면 “오늘도 원피스를 보며 또 울어 버리고 말았습니다”는 고백이 줄을 잇는다. 루피와 동료들이 보여 주는 끈끈한 우정과 삶을 통찰하는 깊이 있는 대사 때문에 ‘교훈으로 가득 찬 인생 매뉴얼’이란 평이 나올 정도다.
이 만화가 일본인들의 마음을 크게 움직인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바로 주인공 루피가 보여 주는 리더십이다. 한 회사원 블로거는 루피의 리더십 특징을 세 가지로 분류했는데 1)‘해적왕이 된다’는 변함없는 비전을 제시한다 2)멤버들의 능력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권한을 이양한다 3)리더의 힘이 꼭 필요한 순간에는 과감하게 돕는다 등이었다. 동료를 평가할 때 출신 성분이나 배경 등을 따지지 않고 능력만으로 판단하는 것도 루피가 보여 주는 리더십의 특징이다. 인간이 되는 약을 먹어 사슴도 사람도 아닌 이상한 동물이 돼 버린 초파, 그래서 자신 안에 숨어 세상으로 나가기를 겁내는 초파를 기꺼이 동료로 받아 주는 장면은 수많은 독자를 울린 대표적인 명장면이었다.
지난 3월 대지진 이후 아직도 수만 명의 일본인이 피난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뉴스에는 피난소 한쪽에서 더위를 쫓으며 만화 ‘원피스’를 읽고 있는 아이와 어른들의 모습이 종종 등장한다. 지금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어두운 현실 속에서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는, 그러나 군림하지 않고 배려와 존중 속에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갈 믿음직한 리더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모험 판타지 만화 속에만 존재할 뿐이다.
중앙일보 기자로 일하다 현재 도쿄에서 국제관계를 공부하고 있다. 아이돌과 대중문화에 대한 애정을 학업으로 승화 중.
[ⓒ 중앙선데이 & Jcube Interactive In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영희misquick@naver.com
出處: http://news.nate.com/view/20110807n00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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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의 코소코소 일본문화 : 초인기 만화 ‘원피스’의 비결은
최근 몇 년간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만화는 말할 것도 없이 ‘원피스(ONE-PIECE·사진)’다. 2009년 12월 발매된 59권이 일본 역대 만화 초판 발행부수 기록(285만 부)을 돌파하더니 지난해 말에는 연재 최단기간(13년)에 총 발행부수 2억 권을 넘어섰다. 올해 5월에는 드디어 누적 판매량이 2억3000만 부에 이르러 역대 1위였던 ‘드래곤볼’을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린 만화’의 자리를 차지했다.
‘원피스’의 기록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4일 발매된 63권의 초판 발행부수는 390만 부. 61, 62권의 380만 부를 넘어 다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원피스’의 인기는 확대일로다. 처음에는 어린이, 10대들에게 인기를 끌더니 이제는 20~40대 성인들까지 팬층을 넓히며 일종의 사회현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만화가 출간되는 날이면 아침 출근길에 ‘원피스’를 사려는 직장인들로 편의점이 붐빈다는 뉴스가 나오는가 하면 ‘원피스’의 명장면들을 퀴즈 형식으로 풀어 보는 TV 프로그램도 자주 방송된다.
1997년부터 집영사의 ‘주간 소년 점프’에 연재되기 시작한 이 작품은 전신이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신기한 몸을 가진 소년 루피가 전설의 해적왕 골드 로저가 남긴 보물 ‘원피스’를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그 과정에서 검객 조로, 항해사 나미, 요리사 상디 등 최고의 실력을 갖춘 동료들을 만나고 이들과 함께 각종 난관에 맞서 나간다. 잘 짜인 스토리와 생생한 캐릭터는 기본이고 성인들까지 팬으로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동료애를 강조하는 ‘감동 코드’다. 최신호가 나오는 날이면 “오늘도 원피스를 보며 또 울어 버리고 말았습니다”는 고백이 줄을 잇는다. 루피와 동료들이 보여 주는 끈끈한 우정과 삶을 통찰하는 깊이 있는 대사 때문에 ‘교훈으로 가득 찬 인생 매뉴얼’이란 평이 나올 정도다.
이 만화가 일본인들의 마음을 크게 움직인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바로 주인공 루피가 보여 주는 리더십이다. 한 회사원 블로거는 루피의 리더십 특징을 세 가지로 분류했는데 1)‘해적왕이 된다’는 변함없는 비전을 제시한다 2)멤버들의 능력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권한을 이양한다 3)리더의 힘이 꼭 필요한 순간에는 과감하게 돕는다 등이었다. 동료를 평가할 때 출신 성분이나 배경 등을 따지지 않고 능력만으로 판단하는 것도 루피가 보여 주는 리더십의 특징이다. 인간이 되는 약을 먹어 사슴도 사람도 아닌 이상한 동물이 돼 버린 초파, 그래서 자신 안에 숨어 세상으로 나가기를 겁내는 초파를 기꺼이 동료로 받아 주는 장면은 수많은 독자를 울린 대표적인 명장면이었다.
지난 3월 대지진 이후 아직도 수만 명의 일본인이 피난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뉴스에는 피난소 한쪽에서 더위를 쫓으며 만화 ‘원피스’를 읽고 있는 아이와 어른들의 모습이 종종 등장한다. 지금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어두운 현실 속에서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는, 그러나 군림하지 않고 배려와 존중 속에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갈 믿음직한 리더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모험 판타지 만화 속에만 존재할 뿐이다.
중앙일보 기자로 일하다 현재 도쿄에서 국제관계를 공부하고 있다. 아이돌과 대중문화에 대한 애정을 학업으로 승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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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misquick@naver.com
出處: http://news.nate.com/view/20110807n00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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