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예능 1위 ‘안녕하세요’ PD가 밝힌 인기 비결은?①

월요 예능 1위 ‘안녕하세요’ PD가 밝힌 인기 비결은?①

[TV리포트 조신영 기자]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천천히 착실히 하는 편이 결국 이긴다)

시청자가 주인이 된 ‘안녕하세요’에게 넘지 못할 벽은 없어 보였다.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는 천천히, 꾸준히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방송 1년 만에 월요 예능의 강자 MBC ‘놀러와’의 장벽을 허물고 시청률 1위에 올랐다.

26일 여의도 KBS에서 ‘안녕하세요’ 연출을 맡은 이예지 PD를 만나 프로그램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숨겨진 전략을 들어봤다.

“수다의 힘, 당신의 얘기 들어주고 싶었다.”

만남부터가 조금 수줍다. 이 PD는 방송 1주년 시청률 1위라는 겹경사를 맞은 감회를 묻는 것부터가 어색하단다. 하지만 이내 그동안 감춰왔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놓으며,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와 목표하는 바를 정확하게 얘기했다.

이 PD는 “수다를 떨면서 마음이 편해지고 속이 시원해지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안녕하세요’의 전국고민자랑은 그런 코너다.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사람들이 출연한다”고 말했다.

그런 이유에서 제작진은 프로그램 MC인 신동엽, 이영자, 컬투에게 꾸준하게 주문하는 것이 있다. “얘기를 들어 주세요” “출연자들을 몰아붙이지 마세요” “판단하지 마세요”

“기획의도 살려준 옹달샘에 감사”

이 PD는 방송을 하면서 해결책은 왜 제시하지 않느냐는 얘기를 듣지만 ‘안녕하세요’의 갈 방향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를 정하는 기준은 무엇이고, 그 기준을 정하는 또 다른 기준은 무엇이냐는 이유에서다.

이 PD는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 등 옹달샘이 나온 이후 ‘안녕하세요’의 방향이 뚜렷해졌다. 옹달샘은 녹화 당시 모두가 경악했던 일반인에게 ‘일본에 그런 사람 많다’는 반응을 보이며 인정하더라. 우리의 갈 방향도 그런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물고자 하는 것이 제작진의 생각인데, 실제로 그런 생각을 가진 게스트가 나와 서로 얘기를 나누는 모습에 감동까지 먹었단다.

신동엽 이영자 컬투에 밀리지 않는 일반인 ‘입담’

‘안녕하세요’의 전국고민자랑 코너는 컬투로부터 나왔다. 컬투의 최종목표가 전국노래자랑 MC였기 때문에 ‘노래’라는 단어를 ‘고민’으로 살짝 바꿨다는 것. 특히 SBS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 ‘두 시 탈출 컬투쇼’를 진행하는 모습을 본 제작진은 그들을 염두에 두고 MC 신동엽과 이영자 등 4MC 체제를 만들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또한 연예인 게스트 위주의 예능 프로그램 사이에서 사연을 보낸 일반인이 주(主)가 되고, 신동엽 이영자 컬투 등 막강 MC군단이 객(客)이 됐다는 것 자체가 화제였지만, 이렇게 정말 시청자들이 주인이 될지는 몰랐단다.

이 PD는 “사실 MC 네 명 모두가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입담꾼들이다. 서로 티격태격 입씨름을 하는 모습도 어쩜 이렇게 방송에 잘 녹아드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요즘 출연하는 일반인들이 어찌나 말을 잘하는지, 굳이 우리가 지도하지 않아도 된다. 4MC에 버금가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입담, 정말 인정한다”고 말했다.

컬투, 제작진에 시청률 10% ‘괌 여행’ 공약

제작진과 4MC의 환상적인 팀워크도 프로그램의 성공을 이끈 주 원인 중 하나. 이영자는 1991년 데뷔 이래 처음으로 제작진과 함께 MT를 떠날 만큼 정이 돈독하다. 또한 신동엽 역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MC로서 제작진과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나누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4MC는 각각 시청률 10% 달성시 제작진에게 공약을 걸기도 했다고. 신동엽과 이영자는 크게 한 턱 낼 것을 약속했고, 컬투는 ‘괌 여행’을 공약으로 내걸어 제작진의 투지를 불태우게 만들었다.

이런 팀워크 속에서 좋은 프로그램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화려하진 않지만 아름다운 프로그램 ‘안녕하세요’의 목표는 무엇일지 궁금해졌다.

이 PD는 “‘KBS가 말하는 방송의 공영성을 ‘안녕하세요’를 연출하며 다시 한 번 느낀다. 다수 대중의 안녕과 행복, 삶의 질 향상을 공영이라고 본다면 시청자, 즉 일반인을 주인자리에 모신 ‘안녕하세요’가 공영 예능프로그램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담당 PD가 아닌 일반 대중의 입장에서 ‘안녕하세요’가 장수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녕하세요’ 제작진에게 기자의 덕담 한마디로 기사를 마무리한다. 장수 프로그램 넘어 국민프로그램 꿈꾸시길 바란다.

사진=TV리포트 DB

조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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