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8. 08:14
세상이야기
[인터뷰] 김주혁 "딸 바보 대열에 하루 빨리 합류하고 싶지만…"
배우 김주혁을 만나기 위해 인터뷰가 예정된 삼청동 카페에 들어섰을 때 그는 창가 인근에서 홀로 걸어 다니며 햄버거와 콜라로 늦은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여배우냐 남배우냐를 떠나서 음료수 한 잔의 칼로리에도 민감해 할 만큼 체중 조절을 필수로 여기며 유독 먹거리에 까다로운 여느 배우들과 달리 자유롭게 인스턴트식품을 먹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침 김주혁과 만남이 예정된 날은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그가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한 바로 다음날로 포탈 사이트 검색어 1~4위가 그와 관련된 내용들이었다.
연기 외의 활동에 대해서는 자신을 드러내기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김주혁이지만 이 날 '무릎팍도사' 출연에서는 그동안의 숨겨진 에피소드들을 다양하게 공개해 대중들의 호감도가 급상승한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대뜸 검색어 상위를 장악한 소감부터 묻자 김주혁은 옛 여자친구인 김지수에게 관심이 향하는 걸 부담스러워 했다. 그는 "주목 받은 건 어제로 끝냈으면 한다. 나 때문에 그 친구까지 화제에 올라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전 여자친구에 대한 세심한 배려의 모습을 보였다.
신작 '투혼'(감독 김상진)에서 한 때 최고의 투수였지만 슬럼프에 빠져 가정도 돌보지 않은 채 2군으로 전락까지 하지만 아내(김선아)의 암 투병 사실을 알고 조금씩 변화하는 윤도훈 역을 맡은 그는 사생활에 대해서는 투박한 표현으로 연기에 대해서는 열정적으로 답변을 이어갔다.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이하 '광식이'), '아내가 결혼했다'에서는 고백 한 번 제대로 못하는 숙맥이나 아내의 애인까지도 품을 줄 아는 아량 넓은 남자를 연기하며 '착한 남자'의 대명사로 떠올랐는가 하면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과 '투혼'에서는 여자에게 강한 모습으로 어필하는 '나쁜 남자'도 멋들어지게 소화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는 올 초 '적과의 동침'에 이어 이번 가을 '투혼'을 선보였고, 11월께 '커플즈'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1년에 세 편의 주연작을 개봉시킬 정도의 위력을 지닌 이 배우의 진짜 얼굴은 무얼까. 대화가 이어지는 사이사이 약간의 콧소리와 함께 '으허허허'하는 특유의 웃음을 짓는 김주혁의 실체가 인터뷰 이후 더 궁금해졌다.
- 서태지, 장동건, 유재석, 배용준 등과 동갑 쥐띠 연예인인데 동갑으로 잘 안 보인다.
▲ 더 어려보인다고 들린다.(웃음) 그들이야 아주 어릴 때부터 데뷔했고 나는 27살 때 데뷔했기에 그 친구들이 더 오래한 느낌이 드는 것 같다.
- 이들 중 친한 사람이 있나.
▲ 연예계에 친한 사람이 별로 없다. 작품을 같이 하고 나면 끝이다. 내가 워낙 게으르기도 하고 술을 잘 못해서 술자리를 잘 안가니 이 쪽분들과 친해지지 못하는 것 같다.
- 윤도훈이 술 먹고 꼬장 부리는 연기는 실제 경험처럼 리얼하던데.
▲ 원래 술 못먹는 사람의 장점이 술 취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거다. 그래서 그 습성을 잘 안다. 술자리에서 밤새 사이다 먹으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겠나. 그래서 술 먹는 사람들은 내가 안취하니 불편해 하기도 한다.
- 예능 출연을 즐기지 않는 편인데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검색어 상위에 4건이나 랭크시켰다.
▲ 사실 여전히 예능에 나가면 뻘쭘하고 자신도 없다. 내 스스로 봐도 수줍어하는 게 보여 어색하다. 여자 친구 얘기는 어제 주목받은 걸로 됐다. 그것만으로도 피해를 줬다.
- 성격이 직선적인가 보다.
▲ 가식을 못떤다. 차라리 말을 안 한다. 여우같은 구석도 없고 거짓말을 하려면 자존심이 상한다. 나를 포장하는 짓은 절대 못한다.
- 멜로 영화 주인공으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데 소속사에서도 별달리 그 부분을 홍보하지는 않더라.
▲ 성격 자체가 내가 피해를 보고 마는 성격이다. 내가 잘한 일이 있다고 해도 드러내서 자랑하는 짓은 못한다. 그래서 사무실에서 가끔 욕도 먹는다. 인터뷰를 할 때도 그냥 솔직히 툭 던지며 얘기를 하는 편인데 가끔 오해도 산다. 까칠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연기할 때가 가장 행복하니까 그것만 바라보며 한다. 내가 건실히 살고 연기하고 그래서 떳떳하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내게 그 편이 더 득이 되지 않을까.
- '투혼'을 택한 이유는.
▲ 시나리오가 한 번에 읽혔다. 짜임새도 좋고 재미있었고 심플하면서도 고전적인 느낌이 관객에게 잘 통할 거라 봤다. 촬영하면서 김상진 감독이 독기가 올랐다는 걸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 힘으로 함께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 아내(김선아)의 죽음을 너무 드러내며 신파조로 다뤘다는 평도 있다.
▲ 가장 중요한 사건인데 어떻게 안보여주나. 다만 윤도훈이 아내 오유란의 병을 알고 지나치게 급변하지는 않으려 했다. 윤도훈은 사고뭉치에 자신만 아는 인물이다. 아내에게도 투박스럽게 대하는 경상도 남자인데 불치병에 걸렸다고 해서 갑자기 '사랑해'하고 하는 건 말도 안된다고 봤다. 그런데 이상하게 국수집 신에서는 저절로 눈물이 흐르더라. 내가 펑펑 울었다면 더 신파 같았겠지.
- 김선아와 호흡은 어땠나.
▲ 연기를 워낙 잘 하는 친구이니까 나쁘지 않았다. 김선아와 처음 연애하는 관계가 아니라 10년을 같이 산 부부를 연기해야 하기에 빨리 친해져야 했다. 나이대도 비슷하고 워낙 성격이 사교적이어서 금방 친해졌다. 호흡도 잘 맞았다.
- 극 중 딸을 애지중지하는 아빠를 연기한 소감은.
▲ 딸 역을 맡은 친구 이름이 전민서인데 너무 예뻤다. 현장에서 이 친구가 애교를 부리면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 내 입 꼬리가 싹 올라가더라. 정말 새끼 찹쌀떡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실제로도 딸을 너무 가지고 싶다. 만약 내가 딸을 갖게 된다면 공주로 모실 거다. 우리 집은 아들만 있어서 모두 무뚝뚝하다. 내가 딸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내 밑으로 여동생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늘 생각한다.
- 김아중, 손예진, 엄정화, 전도연, 장진영 등 상대 톱여배우들을 항상 빛나게 해준 남자 배우로도 꼽힌다.
▲ 그 친구들도 설렁설렁하게 연기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 열심히 잘 하는 배우들이었다. 상대방의 리액션을 쳐줄 때 성의 있게 하자는 주의다. 사랑하는 감정을 표현하는데 허공을 보고 하면 안되지 않겠나. 나는 카메라 앞으로 비집고 들어가서라도 리액션 연기를 해 준다. 내가 욕심이 없어서 상대 연기를 빛나게 해준다기 보다는 주연 배우라면 그 영화의 배경 화면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조연들이 뛰어놀 수 있게 된다. 내 것을 찾아 먹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다. 주연이라면 영화의 중심축 역할만 충실히 하면 된다.
- 장진영은 '싱글즈'와 '청연' 두 편이나 호흡을 맞췄다. 그녀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 마음이 남달랐겠다.
▲ 그 일 이후 방송 쪽에서도 인터뷰 요청이 여러 번 왔지만 사실 내가 인터뷰에 나설 정도로 그녀와 친하지는 않았다. 내가 고인의 죽음에 대해 왈가불가 말한다면 정말 친한 친구들은 심정이 어떻겠나. 특별히 뭔가 발언할 입장이 아니다.
- '무릎팍 도사'의 나이트 발언이 꽤 관심을 모았다.
▲ 30대 초에 늦바람이 나서 나이트 클럽에 몇 번 갔다. 내 입장에서는 단 두 번을 가도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일 오는 게 된다. '쟤는 맨날 와'라고 단 번에 소문이 난다. 그런 면에서는 연예인들이 가장 불쌍한 계층이라는 생각도 든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기 위해 사생활이나 취미 생활을 점점 자제하게 되는 측면이 있다.
- 원래 야구를 좋아했나.
▲ 플레이오프나 코리안 시리즈나 해야 좋아 했는데 이번에 완전히 롯데 광팬이 돼버렸다. 프로야구 창단이래 매일 야구 경기 보는 건 처음이다. 선수별 타율과 기록도 모두 점검한다.
- 촬영 중 어깨 부상이 화제에 올랐는데.
▲ 보통 선발 선수들이 하루에 100개 안팎의 공을 던진다. 이 분들은 한 번 던지면 5일 정도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그런데 나는 야구 장면 촬영하는 20일 동안 하루도 안 쉬고 100개씩 공을 던졌다. 그나마 여름에 촬영했다면 낳았을텐데 시즌 중 사직구장을 빌릴 수 없으니 겨울에 촬영했다. 죄다 밤 촬영이었다. 그러다 보니 어깨가 저절로 나간 거다.
- 실제 여자 친구를 대할 때 '광식이'나 '아내가' 스타일인가 아니면 '투혼' 스타일인가.
▲ 이 질문에서 분명하게 집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다. 광식이와 '아내가'의 노덕훈은 결단코 다른 인물이다. 덕훈이는 아내를 너무 사랑했기에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거다. 광식이는 애 성격 자체가 여자에게 말도 못 거는 인물이다. 덕훈이는 절대 찌질한 인물이 아니다. 실제로는 여러 모습이 섞여 있다. 연애할 때 여자에게 두근거리는 마음이 들 때는 광식이처럼 행동할 때도 있다. 반면 기본이나 예의를 안 지키는 사람에게는 '투혼'의 윤도훈처럼 톡 쏠 때도 있다.
- 그런 점은 아버지의 영향인가.
▲ 아버지 영향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거다. 나도 그런 면에서 많이 혼나며 자랐으니까. 속도 위반 딱지만 날라와도 호되게 혼 났다. 촬영장에서는 히히덕거리다가도 집에서 무뚝뚝한 면도 아버지와 똑같다.
- 촬영장에서 히히덕거린다는 게 의외인데.
▲ 촬영장에서는 밝디 밝은 애다. 스태프들과 어울리고 노는 게 행복하다. 스태프들 특히 막내 쪽으고 가면 그들은 약자다. 막내 스태프나 조단역들에게 신경을 많이 쓴다. 특히 조단역 시절엔 선배 옆에 가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뻘줌하거든. 그래서 그들에게 '너 맘대로 해'라고 말한다. 그게 주연 배우가 할 몫이다. 반면 작품적으로 싸울 때는 싸워야 한다. 작품이 산으로 가는 건 막아야 하니까.
- 일탈은 잘 안하는 성격 같다.
▲ 안 한다. 연기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나. 배우가 일탈을 못하는 게 안 좋은 점도 있지만 이 사회가 배우의 일탈을 냅두지 못한다. 그게 우리나라 배우의 안좋은 ÷堅竪?하다. 배우들이 자유롭게 뛰놀아야 연기에도 반영이 되는데 도덕적 관점에서 '너희들은 공인이잖아'라고 구속 시키는 측면이 크다. 그런 것에 휘말리고 싶지 않기에 참고 참는다. 어릴 때부터 삭히는 걸 잘 해서 어지간해서는 스트레스도 잘 안 받는다. 술을 못하니 담배로 푸는 것 같기도 하다.
- 연기 외의 시간에는 무얼 하나.
▲ 운동 중독이다. 피트니스를 매일 두세시간씩 한다. 식탐이 많아서 워낙 잘 먹으니까 운동이라도 열심히 해야 한다.
- 사교성이 부족한 것 같은데.
▲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끼가 넘치는 사람이 아니다. 대중 앞에서 노래를 하라거나 얘기를 하라면 미칠 것 같다. 하지만 1000명의 대중 앞이라도 연기는 할 수 있다. 상대 배우만 앞에 있으면 된다.
- 출연작 중 깨물어서 덜 예쁜 자식 같은 작품이 있다면.
▲ 아파서 예쁘고 예뻐서 또 아프다. 아픈 아이가 나에게 감동을 주고 또 예쁜 아이가 감동을 준다. 어느 하나도 흠 잡을 수 없다. 흥행이 잘 안됐다고 해도 그래서 또 도움이 된 게 있다. '이 작품 때문에 말아 먹었어'라는 건 있을 수 없다.
- 배우로서 일관되게 유지하는 원칙이 있다면.
▲ 내가 즐겁게 작업해서 안된 작품은 없다. 내가 불편하고 이건 아닌데 싶은 것들은 잘 안된다. 관객들도 내 마음을 다 안다. 그래서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 내가 진심으로 하려고 노력했다면 관객들도 그 마음을 다 안다. 매 작품을 할 때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할 수 있을까, 더 열정을 끌어 오르게 할 수 있을까 노력한다.
한국아이닷컴 인기기사ㆍ
出處: http://news.nate.com/view/20111018n0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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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주혁을 만나기 위해 인터뷰가 예정된 삼청동 카페에 들어섰을 때 그는 창가 인근에서 홀로 걸어 다니며 햄버거와 콜라로 늦은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여배우냐 남배우냐를 떠나서 음료수 한 잔의 칼로리에도 민감해 할 만큼 체중 조절을 필수로 여기며 유독 먹거리에 까다로운 여느 배우들과 달리 자유롭게 인스턴트식품을 먹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침 김주혁과 만남이 예정된 날은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그가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한 바로 다음날로 포탈 사이트 검색어 1~4위가 그와 관련된 내용들이었다.
연기 외의 활동에 대해서는 자신을 드러내기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김주혁이지만 이 날 '무릎팍도사' 출연에서는 그동안의 숨겨진 에피소드들을 다양하게 공개해 대중들의 호감도가 급상승한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대뜸 검색어 상위를 장악한 소감부터 묻자 김주혁은 옛 여자친구인 김지수에게 관심이 향하는 걸 부담스러워 했다. 그는 "주목 받은 건 어제로 끝냈으면 한다. 나 때문에 그 친구까지 화제에 올라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전 여자친구에 대한 세심한 배려의 모습을 보였다.
신작 '투혼'(감독 김상진)에서 한 때 최고의 투수였지만 슬럼프에 빠져 가정도 돌보지 않은 채 2군으로 전락까지 하지만 아내(김선아)의 암 투병 사실을 알고 조금씩 변화하는 윤도훈 역을 맡은 그는 사생활에 대해서는 투박한 표현으로 연기에 대해서는 열정적으로 답변을 이어갔다.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이하 '광식이'), '아내가 결혼했다'에서는 고백 한 번 제대로 못하는 숙맥이나 아내의 애인까지도 품을 줄 아는 아량 넓은 남자를 연기하며 '착한 남자'의 대명사로 떠올랐는가 하면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과 '투혼'에서는 여자에게 강한 모습으로 어필하는 '나쁜 남자'도 멋들어지게 소화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는 올 초 '적과의 동침'에 이어 이번 가을 '투혼'을 선보였고, 11월께 '커플즈'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1년에 세 편의 주연작을 개봉시킬 정도의 위력을 지닌 이 배우의 진짜 얼굴은 무얼까. 대화가 이어지는 사이사이 약간의 콧소리와 함께 '으허허허'하는 특유의 웃음을 짓는 김주혁의 실체가 인터뷰 이후 더 궁금해졌다.
- 서태지, 장동건, 유재석, 배용준 등과 동갑 쥐띠 연예인인데 동갑으로 잘 안 보인다.
▲ 더 어려보인다고 들린다.(웃음) 그들이야 아주 어릴 때부터 데뷔했고 나는 27살 때 데뷔했기에 그 친구들이 더 오래한 느낌이 드는 것 같다.
- 이들 중 친한 사람이 있나.
▲ 연예계에 친한 사람이 별로 없다. 작품을 같이 하고 나면 끝이다. 내가 워낙 게으르기도 하고 술을 잘 못해서 술자리를 잘 안가니 이 쪽분들과 친해지지 못하는 것 같다.
- 윤도훈이 술 먹고 꼬장 부리는 연기는 실제 경험처럼 리얼하던데.
▲ 원래 술 못먹는 사람의 장점이 술 취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거다. 그래서 그 습성을 잘 안다. 술자리에서 밤새 사이다 먹으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겠나. 그래서 술 먹는 사람들은 내가 안취하니 불편해 하기도 한다.
- 예능 출연을 즐기지 않는 편인데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검색어 상위에 4건이나 랭크시켰다.
▲ 사실 여전히 예능에 나가면 뻘쭘하고 자신도 없다. 내 스스로 봐도 수줍어하는 게 보여 어색하다. 여자 친구 얘기는 어제 주목받은 걸로 됐다. 그것만으로도 피해를 줬다.
- 성격이 직선적인가 보다.
▲ 가식을 못떤다. 차라리 말을 안 한다. 여우같은 구석도 없고 거짓말을 하려면 자존심이 상한다. 나를 포장하는 짓은 절대 못한다.
- 멜로 영화 주인공으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데 소속사에서도 별달리 그 부분을 홍보하지는 않더라.
▲ 성격 자체가 내가 피해를 보고 마는 성격이다. 내가 잘한 일이 있다고 해도 드러내서 자랑하는 짓은 못한다. 그래서 사무실에서 가끔 욕도 먹는다. 인터뷰를 할 때도 그냥 솔직히 툭 던지며 얘기를 하는 편인데 가끔 오해도 산다. 까칠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연기할 때가 가장 행복하니까 그것만 바라보며 한다. 내가 건실히 살고 연기하고 그래서 떳떳하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내게 그 편이 더 득이 되지 않을까.
- '투혼'을 택한 이유는.
▲ 시나리오가 한 번에 읽혔다. 짜임새도 좋고 재미있었고 심플하면서도 고전적인 느낌이 관객에게 잘 통할 거라 봤다. 촬영하면서 김상진 감독이 독기가 올랐다는 걸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 힘으로 함께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 아내(김선아)의 죽음을 너무 드러내며 신파조로 다뤘다는 평도 있다.
▲ 가장 중요한 사건인데 어떻게 안보여주나. 다만 윤도훈이 아내 오유란의 병을 알고 지나치게 급변하지는 않으려 했다. 윤도훈은 사고뭉치에 자신만 아는 인물이다. 아내에게도 투박스럽게 대하는 경상도 남자인데 불치병에 걸렸다고 해서 갑자기 '사랑해'하고 하는 건 말도 안된다고 봤다. 그런데 이상하게 국수집 신에서는 저절로 눈물이 흐르더라. 내가 펑펑 울었다면 더 신파 같았겠지.
- 김선아와 호흡은 어땠나.
▲ 연기를 워낙 잘 하는 친구이니까 나쁘지 않았다. 김선아와 처음 연애하는 관계가 아니라 10년을 같이 산 부부를 연기해야 하기에 빨리 친해져야 했다. 나이대도 비슷하고 워낙 성격이 사교적이어서 금방 친해졌다. 호흡도 잘 맞았다.
- 극 중 딸을 애지중지하는 아빠를 연기한 소감은.
▲ 딸 역을 맡은 친구 이름이 전민서인데 너무 예뻤다. 현장에서 이 친구가 애교를 부리면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 내 입 꼬리가 싹 올라가더라. 정말 새끼 찹쌀떡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실제로도 딸을 너무 가지고 싶다. 만약 내가 딸을 갖게 된다면 공주로 모실 거다. 우리 집은 아들만 있어서 모두 무뚝뚝하다. 내가 딸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내 밑으로 여동생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늘 생각한다.
- 김아중, 손예진, 엄정화, 전도연, 장진영 등 상대 톱여배우들을 항상 빛나게 해준 남자 배우로도 꼽힌다.
▲ 그 친구들도 설렁설렁하게 연기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 열심히 잘 하는 배우들이었다. 상대방의 리액션을 쳐줄 때 성의 있게 하자는 주의다. 사랑하는 감정을 표현하는데 허공을 보고 하면 안되지 않겠나. 나는 카메라 앞으로 비집고 들어가서라도 리액션 연기를 해 준다. 내가 욕심이 없어서 상대 연기를 빛나게 해준다기 보다는 주연 배우라면 그 영화의 배경 화면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조연들이 뛰어놀 수 있게 된다. 내 것을 찾아 먹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다. 주연이라면 영화의 중심축 역할만 충실히 하면 된다.
- 장진영은 '싱글즈'와 '청연' 두 편이나 호흡을 맞췄다. 그녀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 마음이 남달랐겠다.
▲ 그 일 이후 방송 쪽에서도 인터뷰 요청이 여러 번 왔지만 사실 내가 인터뷰에 나설 정도로 그녀와 친하지는 않았다. 내가 고인의 죽음에 대해 왈가불가 말한다면 정말 친한 친구들은 심정이 어떻겠나. 특별히 뭔가 발언할 입장이 아니다.
- '무릎팍 도사'의 나이트 발언이 꽤 관심을 모았다.
▲ 30대 초에 늦바람이 나서 나이트 클럽에 몇 번 갔다. 내 입장에서는 단 두 번을 가도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일 오는 게 된다. '쟤는 맨날 와'라고 단 번에 소문이 난다. 그런 면에서는 연예인들이 가장 불쌍한 계층이라는 생각도 든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기 위해 사생활이나 취미 생활을 점점 자제하게 되는 측면이 있다.
- 원래 야구를 좋아했나.
▲ 플레이오프나 코리안 시리즈나 해야 좋아 했는데 이번에 완전히 롯데 광팬이 돼버렸다. 프로야구 창단이래 매일 야구 경기 보는 건 처음이다. 선수별 타율과 기록도 모두 점검한다.
- 촬영 중 어깨 부상이 화제에 올랐는데.
▲ 보통 선발 선수들이 하루에 100개 안팎의 공을 던진다. 이 분들은 한 번 던지면 5일 정도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그런데 나는 야구 장면 촬영하는 20일 동안 하루도 안 쉬고 100개씩 공을 던졌다. 그나마 여름에 촬영했다면 낳았을텐데 시즌 중 사직구장을 빌릴 수 없으니 겨울에 촬영했다. 죄다 밤 촬영이었다. 그러다 보니 어깨가 저절로 나간 거다.
- 실제 여자 친구를 대할 때 '광식이'나 '아내가' 스타일인가 아니면 '투혼' 스타일인가.
▲ 이 질문에서 분명하게 집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다. 광식이와 '아내가'의 노덕훈은 결단코 다른 인물이다. 덕훈이는 아내를 너무 사랑했기에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거다. 광식이는 애 성격 자체가 여자에게 말도 못 거는 인물이다. 덕훈이는 절대 찌질한 인물이 아니다. 실제로는 여러 모습이 섞여 있다. 연애할 때 여자에게 두근거리는 마음이 들 때는 광식이처럼 행동할 때도 있다. 반면 기본이나 예의를 안 지키는 사람에게는 '투혼'의 윤도훈처럼 톡 쏠 때도 있다.
- 그런 점은 아버지의 영향인가.
▲ 아버지 영향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거다. 나도 그런 면에서 많이 혼나며 자랐으니까. 속도 위반 딱지만 날라와도 호되게 혼 났다. 촬영장에서는 히히덕거리다가도 집에서 무뚝뚝한 면도 아버지와 똑같다.
- 촬영장에서 히히덕거린다는 게 의외인데.
▲ 촬영장에서는 밝디 밝은 애다. 스태프들과 어울리고 노는 게 행복하다. 스태프들 특히 막내 쪽으고 가면 그들은 약자다. 막내 스태프나 조단역들에게 신경을 많이 쓴다. 특히 조단역 시절엔 선배 옆에 가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뻘줌하거든. 그래서 그들에게 '너 맘대로 해'라고 말한다. 그게 주연 배우가 할 몫이다. 반면 작품적으로 싸울 때는 싸워야 한다. 작품이 산으로 가는 건 막아야 하니까.
- 일탈은 잘 안하는 성격 같다.
▲ 안 한다. 연기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나. 배우가 일탈을 못하는 게 안 좋은 점도 있지만 이 사회가 배우의 일탈을 냅두지 못한다. 그게 우리나라 배우의 안좋은 ÷堅竪?하다. 배우들이 자유롭게 뛰놀아야 연기에도 반영이 되는데 도덕적 관점에서 '너희들은 공인이잖아'라고 구속 시키는 측면이 크다. 그런 것에 휘말리고 싶지 않기에 참고 참는다. 어릴 때부터 삭히는 걸 잘 해서 어지간해서는 스트레스도 잘 안 받는다. 술을 못하니 담배로 푸는 것 같기도 하다.
- 연기 외의 시간에는 무얼 하나.
▲ 운동 중독이다. 피트니스를 매일 두세시간씩 한다. 식탐이 많아서 워낙 잘 먹으니까 운동이라도 열심히 해야 한다.
- 사교성이 부족한 것 같은데.
▲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끼가 넘치는 사람이 아니다. 대중 앞에서 노래를 하라거나 얘기를 하라면 미칠 것 같다. 하지만 1000명의 대중 앞이라도 연기는 할 수 있다. 상대 배우만 앞에 있으면 된다.
- 출연작 중 깨물어서 덜 예쁜 자식 같은 작품이 있다면.
▲ 아파서 예쁘고 예뻐서 또 아프다. 아픈 아이가 나에게 감동을 주고 또 예쁜 아이가 감동을 준다. 어느 하나도 흠 잡을 수 없다. 흥행이 잘 안됐다고 해도 그래서 또 도움이 된 게 있다. '이 작품 때문에 말아 먹었어'라는 건 있을 수 없다.
- 배우로서 일관되게 유지하는 원칙이 있다면.
▲ 내가 즐겁게 작업해서 안된 작품은 없다. 내가 불편하고 이건 아닌데 싶은 것들은 잘 안된다. 관객들도 내 마음을 다 안다. 그래서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 내가 진심으로 하려고 노력했다면 관객들도 그 마음을 다 안다. 매 작품을 할 때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할 수 있을까, 더 열정을 끌어 오르게 할 수 있을까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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出處: http://news.nate.com/view/20111018n0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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