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줌인TV] 현실 비꼰 예능…웃고 있어도 눈물 난다

[WE+줌인TV] 현실 비꼰 예능…웃고 있어도 눈물 난다
[세계닷컴]

우회적인, 그러나 날카롭게 현실을 풍자한 예능프로그램이 각광받고 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는 지난 23일 방송분 시청률이 22.2%(AGB닐슨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방송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웃음과 풍자가 적절히 버무려진 몇몇 코너가 인기 견인차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개그콘서트’의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과 ‘사마귀 유치원’, ‘비상대책위원회’는 대표적인 사회 풍자 코너다.

23일 방송된 ‘사마귀 유치원’은 돈으로 결혼하는 세태에 대한 풍자로 결혼하는 법을 소개했다. 최효종은 이 코너에서 “결혼은 세가지만 갖추면 할 수 있다. 믿음, 사랑, 그리고 결혼 정보업체에 가입할 수 있는 돈만 있으면 된다”고 일갈을 가했다. ‘애정남’으로도 활약하고 있는 최효종은 친한친구, 남녀 간의 데이트 비용에 대한 기준을 제시해 웃음을 선사했다. ‘사마귀 유치원’과 ‘애정남’은 부조리한 대한민국 사회와 암묵적 사회적 합의에 대한 이질감을 전면에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열광을 이끌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비상상황에도 얼토당토 않는 이유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사회 지도층의 어리석음을 꼬집은 사회고발 풍자개그다. 이 코너는 10분 안에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경찰본부장과 군 간부가 갖은 이유와 핑계를 대며 탁상공론을 펴면서 “어떻게 10분 안에 해결해? 안돼! 못해!”라고 외치며 마무리 된다. 그간 군·경찰의 안일한 대처에 답답함을 느꼈던 시청자들은 시원한 풍자개그를 통해 쾌감을 얻고 있다.

꾸준한 시청률 우위를 점하고 있는 MBC ‘무한도전’도 사회를 풍자한 내용을 간간이 삽입해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무한도전’은 ‘무한상사’편을 통해 고운말쓰기 특강시간을 가졌다. 배현진 아나운서가 “말을 예쁘게 하면서 재밌는 방송이 되지 않을까”라고 말하자 박명수는 “한번 웃기기가 얼마나 힘든데 말씀을 그렇게 편하게 하세요”라고 되받아친다. 이때 박명수의 멘트와 함께 ‘탁상공론’이라는 자막이 흘렀다. 이에 방송언어 품위 훼손을 이유로 경고라는 중징계를 내린 방송통신심의위에 대한 대응이자 풍자가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왔다.

‘무한도전’은 스피드 특집에서 차량 폭파 장면이 모방행위를 부추길 수 있다는 방통위 지적을 받으며 또 다시 징계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 해당 방송은 모방범죄 우려보다 독도 문제를 다뤄 유익했다는 시청자 반응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무한도전’은 레슬링, 조정 등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줬다는 평가를 받았고, ‘쩐의 전쟁’ 편에서는 12시간 안에 자본금 1만원으로 최고 수익 거두기에 도전한 멤버들의 모습을 통해 비싼 등록금과 청년실업 문제를 꼬집은 바 있다.

현실을 풍자한 예능프로그램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은 서민들의 삶이 그만큼 팍팍하고 애달프다는 반증이다. 시청자들은 “웃으면서도 마음이 착잡하다” “마음 깊이 공감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만만치 않은 현실의 고난을 피부로 맞고 있는 서민들은 풍자 개그에 깊이 공감하며 헛헛한 마음을 달랠 뿐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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出處: http://news.nate.com/view/20111029n04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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