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의 백신'' 사랑한다면 따끔하게

'인성의 백신' 사랑한다면 따끔하게
인성교육 전도사로 변신한 이용태 전 삼보컴퓨터 회장
"우리 아이도 예외 아니다" 미리 대책 세우고 예방을
사람들과 조화 이루고 늘 감사하도록 가르쳐야

요즘 아이들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 비해 학습량이 엄청나고 쉬는 시간에도 인터넷 서핑이나 게임에 몰두하기 일쑤다. 이런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제대로 된 가정교육이다. 국내 유명 컴퓨터업체 대표에서 최근 인성교육 전도사로 변신한 이용태 전 삼보컴퓨터 회장으로부터 가정교육에 대해 들어봤다.

사람들과 조화롭게 살아가라

"우리 집에는 소화기가 여러 개 있어요. 가족들은 소화기 색깔이 보기 싫다며 잘 보이지 않는 쪽에 감춰두고 있죠. 유효기간도 잘 확인하지 않아요. 설마 하는 생각 때문이죠. 가정교육도 이와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용태 전 삼보컴퓨터 회장은 가정교육에 대해 이렇게 말을 시작했다.

"아이들은 담배를 피울 수도 있고 술을 마시게 될 수도 있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배려하지 않거나 출세를 위해 남에게 해코지할 위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설마 하는 마음으로 가정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고 있어요. 가정교육이라는 것은 자녀에게도 이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가정하에 미리 대책을 세우고 예방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은 성공을 위해, 학업성적을 올리기 위해 질주하고 있지만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공부 이외에도 필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가정교육이란다.

이 전 회장은 일화를 하나 들려주었다. 일본 친구 하나가 재미있는 사업 아이템을 들고 이 전 회장을 찾아왔단다. 그래서 투자자를 소개시켜줬다. 하지만 그 투자자는 이 전 회장에게 투자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화를 걸어왔다.

제법 큰 돈을 벌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인데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이 이상해 그 이유를 물었다. 투자자의 대답은 이랬다. "사업 아이템을 들고온 친구는 50년을 헛살았습니다. 그 사람 말이라면 무조건 신용한다는 사람이 3명은 있어야 하는데 그에게는 그런 사람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 전 회장은 이 말을 듣고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는 "사람이 인생을 살다보면 반드시 주위로부터 도움이 필요합니다. 남의 도움을 받으려면 먼저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하죠. 또 남을 이용하고 이득만 보려 하지 말고 남의 입장에 서서 남을 위하고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자기 자신을 경영하라

이 전 회장은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제가 연구소에 있을 때 운전기사가 한 분 있었습니다. 저는 그를 존경하게 됐습니다."

그 이유는 이랬다. 그는 운전기사라는 직업에 감사하고 있었단다. 운전기사라는 직업이 생계를 보장해 주고 아이들을 공부시킬 수 있게 해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운전기사의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기로 마음먹었고 또 그렇게 했다. 운전기사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저는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먹으니 즐겁고 피로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기사들 중에는 딱한 분들이 많습니다. 밤낮 신세타령이나 하고 모시는 분의 흉이나 봅니다. 이런 기사들은 늘 피곤하고 사고도 냅니다. 결국 한자리에 오래 있지 못하고 자리를 옮기는데, 그럴 때마다 더 못한 데로 미끄러집니다."

이 전 회장은 "사람의 가치는 자기 자신이 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위권 대학에 가면 일류인간이고 하위권 대학에 가면 삼류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란다. 인생에 있어 자기 목표를 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자세, 자신의 환경과 처한 지위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그 인생은 만족한 삶이며 행복한 삶이란다.

이 전 회장은 끝으로 이렇게 말했다. "가정교육은 아이에게 인생의 목표를 정하도록 도움을 주고 자기수양과 자기관리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가르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매주 한 번 정도 아이들과 마주앉아 서로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