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조작을 두려워 하는 기계치 여성은 옛말이다. 휴대형멀티미디어기기(PMP), MP3플레이어, 노트북 등 정보기술(IT) 제품에 대한 욕심이 많은 젊은 여성들은 업계에서도 ‘특별관리’를 하고 있을 만큼 중요한 고객층이 됐다.
‘페미닌테크’는 여성(feminine)과 기술(technology)을 조합한 신조어로 차갑고 무뚝뚝한 이미지의 IT제품에 여성적인 감성을 담아 차별화한 제품이다. IT업체들은 이같은 ‘페미닌테크’로 여심을 흔들고 있다.
퓨전소프트의 ‘오드아이 N700D’는 은은한 반짝임에 진주빛 느낌을 주는 ‘화이트펄 컬러’로 여성 고객의 감성을 사로잡고 있다. 앞면에는 은사 액정라인을 둘러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회사측은 “검정색 내비게이션 대신 디자인을 보고 제품을 고르는 여성을 위해 다양한 색상의 제품을 만들어달라는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여성들이 선호하는 ‘화이트 펄’ 컬러의 노트북도 최근 여러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도시바코리아의 노트북 ‘포테제 M500’도 화이트펄 컬러와 깔끔한 디자인으로 여성을 공략한다. 삼보컴퓨터 ‘에버라텍 4300’은 ‘블랙&화이트’ 컬러의 동양적 미를 상징하는 젠 스타일을 채택했다.
LG전자는 이같은 컬러에 큐빅까지 이용한 ‘엑스노트 아이비(Ivy) 시리즈’를 내놨다. ‘블랙&화이트’ 컬러에 큐빅 등 쥬얼리로 덩굴 문양을 넣은 ‘아이비 패턴’은 320만원대의 높은 가격임에도 한정수량으로 제작한 50여대가 대부분 여성 구매자에게 판매됐다는 후문이다.
심심한 백색가전에는 화려한 무늬를 넣어 ‘여심’을 잡기도 한다. 웅진쿠첸 ‘크리스탈 서라운드 황동 IH압력밥솥’은 자연을 모티브로 한 ‘아르누보 패턴’을 도입했다. 아르누보 패턴은 꽃, 꽃잎 등 식물이나 물이 흐르는 듯 자연의 유려한 곡선을 말한다. LG전자는 화가 하상림씨가 디자인한 활짝 핀 꽃 모양의 ‘모던 플라워’와 피어나는 꽃 형태의 ‘아트 플라워’를 냉장고와 세탁기 등 기존 백색가전에 적용해 ‘아트 디오스’ 라인을 만들어 차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펠 컬리넌’ 냉장고는 프리미엄 가전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페이즐리와 다마스크 무늬 등 다양한 문양을 새겼고, 신소재인 ‘에버맥스’를 외장재로 채택해 원목 스타일의 질감으로 여성들이 좋아하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냈다.